▲비건 미나리페스토 콜드파스타잘 삶은 파스타면과 페스토만 있으면 금세 완성하는 콜드파스타. 재료도 시간도 간소해서 나들이 준비를 할 때 자주 찾게 된다.
김소라
콜드파스타를 처음 먹은 것은 셰어하우스에 살던 때의 여름이었다. 길고 긴 열대야로 식구들이 모두 녹초가 되어 거실 바닥에 누워 있는데, 한 명이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재빨리 면을 끓이더니 커다란 대야에 이런저런 채소들을 투박하게 썰어 넣어 간장과 식초, 설탕을 섞어주었다. 새콤달콤하고 탱글탱글한 파스타에 입맛과 기운이 돋아났다. 봄의 기운과도 닮아 있는 음식이다.
이번에 소개할 비건 요리는 봄의 제철 나물 미나리로 만든 페스토 콜드파스타이다. 차갑게 식힌 파스타 면에 페스토를 섞으면 끝이기 때문에, 식어도 괜찮고(처음부터 식은 음식이고) 도시락통 안에서 마구 흔들려도 속상할 일이 없다. 피크닉을 갈 때에 콜드파스타 한 그릇과 작은 포크만 가지고 나가서 가볍게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대개의 페스토에는 치즈를 넣어 풍미를 주지만 비건으로 만들기 위해 견과류와 두부를 넣어 고소함을 더했다. 견과류는 볶은 잣이나 캐슈너트, 아몬드 등을 작게 한 줌 넣으면 되고 하루치 견과류가 파우치 형태로 들어 있는 것 한 봉지를 넣어도 무방하다.
참 쉬운 미나리페스토 콜드파스타 레시피
재료 : 믹서기, 파스타, 미나리, 올리브유, 하루치 견과 한 봉지, 두부 조금, 마늘 한 톨, 소금, 설탕, 간장, 식초
1. 미나리를 크게 한 움큼 집어 흐르는 물에 잘 씻는다.
2. 잎 부분과 만나는 줄기까지 잘라 잎 위주로 사용한다. 줄기에는 섬유질이 많아 블렌더(믹서기)에 무리를 줄 수 있다.
3. 끓는 물에 소금 1/2스푼을 넣고 미나리를 가볍게 데친다. 숨이 죽을 정도로만 데쳐주고 바로 찬물로 헹궈야 초록 빛깔이 더욱 선명해진다.
4. 데친 미나리의 물기를 잘 짜준 다음, 믹서기 안에서 잘 갈릴 수 있도록 총총 썰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