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면 최참판댁 앞에서 '달달하동'을 운영하는 전직 프로그래머 강희씨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섬지사(섬진강과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라고 여기 오래된 시민모임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활동하는 분들께서 청년들에게 모여서 뭔가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어 하셨어요. 처음에는 성훈이랑 제가 그 자리에 나갔던 거예요.
청년들이 모여서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 얘기하던 때에 제가 적극 주장했던 건 조건이나 특별한 목적 없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시간 있는 청년들은 모여라'했고, 지금의 멤버들을 만났죠. 아무것도 안 하고 서로 놀면서 알아가는 시간이 1년 정도 됐던 것 같아요." (강희)
서로를 어느 정도 알게 됐다 싶을 때쯤 서서히 함께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아이디어가 솟아났다. 만나서 영화를 함께 보자거나, 다큐멘터리를 보고 토론을 해보자거나 하다가 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의 공모사업으로 지원한 '열정건강클럽'에서 본격적인 작당이 시작됐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저희 카페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러 오셨어요. 그래서 그때 지역의 시민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작은변화 공모지원사업'을 알게 됐고, 멤버들과 상의했죠. 하동에는 놀 거리는 너무 없지만, 대신 자연이 너무 좋잖아요. 그래서 '열정건강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걷고 뛰면서 플로깅을 하겠다는 계획을 냈어요. 우리의 건강도 챙기고 하동의 자연도 지키자는 취지였죠. 감사하게도 지원을 받게 돼서 1년 동안 재미있게 활동했어요." (다은)
매주 월요일 저녁, 하동의 송림공원과 평사리 들판 등을 걷고 달리며 쓰레기를 주웠다. 혼자 보던 아름다운 하동을 함께 공유할 이가 생겼다는 것과 그 아름다움을 지키는 데 손을 보탰다는 뿌듯함, 도란도란 나누게 되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이 모임에도, 각자의 삶에도 활력이 됐다.
경민씨가 직접 디자인한 열정건강클럽의 굿즈들은 하동의 다른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어 2차 제작까지 이어졌다. 제작한 티셔츠의 뒷면에는 하동의 청년들이 운영하는 가게의 로고들을 새겼다. 걷고, 쓰레기 줍고, 또래들의 가게를 홍보하고. 1석 3조를 노린 아이디어였다. 재밌게 놀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이 청년들의 '놀이'에는 항상 그게 어떻게 하동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으로 연결될까 하는 관심이 묻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