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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본 정호영 논란 "신중... 하지만 터지기 직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7일 반박 기자회견 열고 "불공정 없었다" 주장

등록 2022.04.18 15:00수정 2022.04.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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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자녀의 편입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분명한 건 아직은 그때만큼 분노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서울 소재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면서 대학 연합 사회문화연구모임을 하고 있는 유아무개(25)씨가 1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조국 전 장관 자녀 문제가 일어났을 때와 비교하면 어떤 상황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말이다. 

"반응만 따지면 그때랑은 다릅니다. 훨씬 약하죠. 다만 당시는 모든 언론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연일 '의혹이 있다'며 크게 보도했으니 이에 맞춰 청년들이 편승한 면이 있었고 지금은 일단 당선인도 그렇고 후보자도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 더 큰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유씨는 "이러한 청년들의 반응이 (윤석열 새 정부를) 지지하거나 옹호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 나눠본 결과 신중론이라는 것도 정말로 터지기 직전의 상황이다. 관련해 공정에 어긋나는 사실이 하나 나오면 청년들 반응은 여지없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1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정 후보자 자녀들 특혜 논란과 관련해 대학들의 익명 게시판을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에브리타임' 경북대학교 페이지에서는 '지켜보자'는 글과 함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사태와 정호영 후보자 두 자녀의 '아빠 찬스' 의혹이 판박이다. 둘 다 똑같다", "수사를 받아야 한다", "경북대 이름에 먹칠한다", "아빠 찬스 용납 못한다"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의대 편입 정보가 교류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취업준비생들의 정보교환 사이트도 반응이 다르지 않다. '중립 놓고 더 지켜봐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지만 절대다수는 정 후보자의 자녀 특혜 논란을 지적하는 관련 글이다. 심지어 극우 사이트인 '일베'에서조차 "이 사안은 쉴드불가(방어할 수 없다)"라면서 "좌우를 떠나 이건 쳐내야 한다"라는 등의 비판적인 게시물과 댓글 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유씨의 지적대로 터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대학원을 다니며 취업 준비 중인 지아무개(27)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정인지 아닌지 아직 알 수 없어 단정 짓긴 어렵지만 솔직히 짜증나는 상황인 건 부인할 수 없다"면서 "아무리 학부성적이 좋다 하더라도 아빠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이고 원장일 때 없던 (입학) 제도가 만들어져 들어간 거 아니냐. 로열패밀리를 위한 특별 케이스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건 당연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들 어떻게 해서든 가산점 1점이라도 받아보려고 이 악물고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겨우겨우 (서류) 통과해 면접장에 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옆에 있는 경쟁자를 모든 면접관이 아는 겁니다. 다 자기 아빠 동료들이고 후배들이고 친구들이었던 거죠. 어떻게 이겨요. 불법은 아니라고 말해도 공정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사실이잖아요."

면접에서 최고점 받은 정호영 후보자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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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민정, 서영석, 김원이, 김성주, 고영인, 고민정, 강득구 등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 및 교육위 소속 위원들이 15일 오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의 아들 의대 편입 논란과 관련해 의혹검증자료 등을 요구하며 대구광역시 경북대병원을 항의 방문했다. ⓒ 조정훈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할 당시 전형은 1단계에서 학사성적 200점-공인영어성적 100점-서류전형 200점으로 3배수를 뽑은 후, 2단계에서 면접고사 100점-구술평가 200점의 정성평가로 치러졌다.

문제는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쓴 공저자 교수 4명이 2017~2018학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심사위원으로 선정돼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의 평가에 6차례 참여해 이중 5차례 '최고점'을 준 것으로 <한겨레> 보도로 확인됐다. 

정 후보자의 두 자녀 모두 의대에 편입하기 전 아버지가 재직하던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아들의 경우 일반전형에서 떨어진 이듬해 신설된 지역특별전형을 통해 의대 편입에 성공했다. 대학생 신분일 때 공동저자로 전자공학회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두 편을 의대 편입 당시 자기소개서에 포함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앞서 16일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이 입장문을 내고 "우리 국민은 적어도 문재인 정권보다 높은 수준의 자기 절제와 투명성을 갖추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들로 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염원으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선택해 정권의 내로남불을 심판했다"며 정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한 이유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의 편입 과정에 불공정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각계에서 일고 있는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는 입장을 밝혔다. 

2019년 조국사태가 벌어졌을 때 당시 '우리의 교육을 외치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며 비판 입장을 취했던 경북대 총학생회 측은 정 후보자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호영 #윤석열 #경북대 #보건복지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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