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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동훈 '검수완박' 저지 발언, 매우 부적절"

"법안 통과되면 국민 고통? 그냥 편하게 국민 들먹이면 안 돼"

등록 2022.04.25 23:25수정 2022.04.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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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특별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4∼15일 청와대 내에서 손 전 앵커와 대담을 했으며 방송은 25∼26일 저녁 8시 50분부터 각각 80여분씩 진행된다.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밤 JTBC에서 방영(대담은 14~15일 진행)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 대담에서 한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에 찬성하지 않는다거나 그 길로 가더라도 충분한 과정 거쳐야 된다고 말씀하실 수는 있겠으나 '반드시 막겠다'는 식의 표현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앞서 지난 13일 법무부장관 지명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에 대해 "이런 시도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라고 말했었다.

"검찰 독립시켜주면 탈정치화 되느냐... 안 그렇다는 걸 역사에서 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한 후보자가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들이 크게 고통받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그냥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된다. 국민을 이야기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는 없다"라고도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그것은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이라고 보여진다"면서 "검찰을 독립시켜주면 정치검찰에서 벗어나 탈(脫)정치화 되느냐,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과거 역사에서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 수사도 기본적으로 말하면 검찰의 정치화가 문제"라며 "검찰이 (범죄를) 덮고 기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검찰 자신의 잘못은 누구나 알 정도의 '내 편 감싸기'를 해서 기소율이 0.1%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잘못할 경우 검찰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며 "검찰이 정치적으로 독립할수록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기 쉬운데 민주적 통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태도 표명은 자제했다.

손석희 전 앵커가 "여러 문제점에 대한 통제장치나 잠금장치를 마련해가면서 하는 것이 낫지, 갑자기 이렇게 강력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 같다"고 하자 "거기에 대해선 저는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손 전 앵커가 '다시 여쭤보겠다'고 하자 "그래도 말하지 않겠다. 국회 현안에 개입해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법화 과정에서 국회가 충분히 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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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특별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4∼15일 청와대 내에서 손 전 앵커와 대담을 했으며 방송은 25∼26일 저녁 8시 50분부터 각각 80여분씩 진행된다. ⓒ 청와대 제공

 
"윤석열 지검장 시절에 검찰개혁 반대 안 해... 조국에 협력할 거라 생각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환상적인 조합이라고 봤었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 인사가 환상의 투톱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했던 분이 야당 후보가 돼서 당선이 됐으니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당시 윤석열 검사는 아주 결기 있는 강골검사로서 신망이 높았다. 그런 기대로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지검장 시절에 이뤄지고 있던 검찰개혁 단계에서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개혁이란 면에서도 조국 법무부장관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손 전 앵커가 '조국 전 장관 사태 당시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되고 법무부장관으로 발탁이 되고 하는 바람에 그런 상황이 된 것이라 그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 대해 검찰이 강도높은 수사를 벌였던 것에 대해선 "그 당시 흐름을 주도한 게 차기 대통령이기 때문에 제가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검찰로서는 범죄 단서가 있으면 수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교로운 부분이 많아서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아직은 단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문 대통령 "나 때문에 패배? 링에 올라가본 적 없다" http://omn.kr/1yjiv
#문재인 대통령 #손석희 #한동훈 #검수완박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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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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