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을 '청포도'라 부른다

[인터뷰]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김충헌 센터장

등록 2022.05.16 18:17수정 2022.05.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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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홈페이지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홈페이지 온라인 갈무리
 
최근 '자립준비청년'(구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법 개정을 통한 지원 확대가 이루어지는 등 바람직한 변화가 있었다.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뜻을 함께하는 비영리민간단체 가운데 하나인 '보호종료아동들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이하 센터)를 포털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센터는 자립준비청년 스스로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 4월 센터 관계자에게 이메일로 인터뷰를 요청했고 지난 13일 답변을 받아 기사로 정리했다.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김충헌 센터장은 2019년 3월부터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경기도 인권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센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보호종료아동들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는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을 돕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보호종료아동 대상 전문단체이다. 우리는 보호종료아동을 '청포도(청년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겠습니다)'라 칭하며 회원제로 관리하고 자립키트와 사례관리, 자립 및 동행 프로그램과 교육을 통해 혼자 하기 어려운 자립이란 주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도적인 결함을 이겨내고 현장의 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청와대 청원 활동과 논문 등의 연구활동, 그리고 보호종료아동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보호종료아동만을 위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타 센터와 차별화된 센터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
"많은 청포도 친구들을 상담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린 결론은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람은 '어른'이라는 존재라는 것이다. 자립준비청년 주변에 그들의 삶과 자립에 관심을 갖고 도움과 격려를 줄수 있는 지지 체계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른'은 마음을 헤아려 주는 존재이며 꼭 필요한 조언을 주고 공감과 격려를 해 주며 도움을 주는 존재다. 많은 청년들이 센터를 처음 찾아올 때는 금전적인 도움이나 기술, 정보를 목적으로 하지만 센터 선생님과의 만남과 활동, 교류와 소통 속에서 이러한 부분의 결핍을 스스로 고백하고 깨닫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비전과 꿈을 다시 재설정하고, 숨겨두었던 장래 희망과 진로를 실행에 옮길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을 본다. 본 센터는 아이들에게 '어른'의 입장에서 격려와 용기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자립준비청년과의 직접 교류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배려하여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본 센터는 더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고 교류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고 너그럽지 않으며 믿음 마저 없는 상태라는 것을 유념하여야 한다. 호의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직접 교류를 희망하는 분들도 아이들에 대한 인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깊은 상처를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우리의 방식과 바람대로 다가간다면 2차, 3차로 상처받게 되어 마음을 닫아버리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본 센터에서는 후원자와의 교류, 활동 이전에 '보호종료아동에 관한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여 편협되고 잘못된 인식을 먼저 바꾸고 아이들의 편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 응원과 연대를 부탁한다"

- 자립준비청년의 신체건강질환 관련 의료지원에 대하여 제안할 내용은?
"실손의료비보험, 큰 수술 및 응급치료비 지원 제도 등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보험에 관한 지식도 거의 없고 보험 가입 시 꼼꼼하게 살펴서 계약을 하기보다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높은 금액의 보험을 설정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 자립준비청년의 마음건강질환 관련 의료지원에 대해 제안이 있다면?
"본 센터가 청원을 진행했던 내용 중에는 '상담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 있다. 문화누리카드 등을 사용해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지원을 희망한다."

- 자립준비청년의 취업 및 진로와 관련해 제안할 내용은?
"아이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바리스타, 제빵 제과 등의 어떤 특정한 직종에 대한 과정뿐 아니라, 다양한 전문 직종의 과정과 인턴쉽을 연계하여 관심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지식과 기회를 습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재능기부는 어떻게 할 수 있나?
"본 센터는 신청서를 받고 있다. 관심 분야에 대한 내용을 적어서 보내면 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그 분야에 아이들이 팀을 이룰 수 있거나 교육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인식개선 교육'은 필수로 받아야 하고 저희가 매뉴얼로 만들어놓은 '유의사항'에 대한 필수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재능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당부할 말은?
"자립준비청년들이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어떤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서 어떤 꿈을 갖느냐에 따라 그들의 삶도 변화한다. 본 센터는 보이는 문제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문제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가고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이다. 더욱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 그리고 응원과 연대를 부탁한다."

커뮤니티케어센터는 자립준비청년이 단순히 지원을 받는 객체가 아니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주체로서 활동하도록 돕는 단체이다. 특히 '청포도 활동가'로 불리는 '자립준비청년 활동가'들은 센터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봉사, 사회봉사활동, 포럼참여 및 청와대청원, 자립키트,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교육봉사다. 교육봉사는 센터에서 자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자립준비청년들로 하여금 아동양육시설을 방문 예비보호종료아동들에게 자립교육(성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생활안전교육, 경제교육, 대학진학교육, 진로교육, 퇴소 후 이야기 등)을 실시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예비 자립준비청년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첫걸음을 자립준비청년 선배들이 돕는 것이다.
#자립준비청년 #커뮤니티 #보호종료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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