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거리는 광장시장과 대비되는 세련된 느낌의 내부 모습
이승용
하지만 365일장은 기존의 접근과는 그 노선을 달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후화된 시장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리모델링이라기보다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시장을 또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리브랜딩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들이 광장시장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각종 굿즈와 맥주를 만드는 건, 굳이 시장 내부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꾸린 건, 광장시장만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365일장은 광장시장엔 길거리 음식만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고. 광장시장을 찾는 젊은 세대에게 나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반적인 트러플오일에는 트러플 추출물이 대략 1~2% 정도 들어가 있다. 그 비율이 3%만 되어도 고급 트러플 오일이 된다. 아주 작은 일부가, 때로는 전부를 바꾼다. 365일장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 가지 도전은 아직 광장시장을 뒤흔들 만큼 거대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브랜드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건, 오일 속 트러플 추출물처럼 아주 작은 무언가일 수도 있다.
아직은 작은 시도들처럼 보일지라도, 여기에 어떤 가능성이 숨겨져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광장시장의 365일이 궁금하다면 지금 365일장을 들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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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술 마시며 시 읽는 팟캐스트 <시시콜콜 시시알콜>을 진행하며 동명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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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와인에 수제맥주까지... 여기 광장시장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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