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과거 '전철 내 성추행'을 '사내아이의 자유'로 표현한 시를 쓴 사실이 드러난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다만, 윤 비서관에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윤 비서관은 과거 성비위 의혹으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2002년 낸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등의 표현을 쓴 사실이 드러나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6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 대통령실은 과거 다른 정부에 비해 아주 컴팩트하게 구성돼 있다. 하루빨리 참모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윤 비서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윤재순 비서관의 과거 성비위 징계 처분과 관련해선 "중징계가 아닌 가벼운 경고 처분을 받은 건 해당 기관에서 당시 상황을 참작해 드린 판단일 것"이라며 이를 윤 비서관의 거취 문제로 연결하는 건 경계했다.
그러나 윤 비서관이 과거 낸 시집에서의 표현 문제에 대해서는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 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탁현민 비서관도 과거 '남자마음설명서'란 책에서 서술한 내용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면서 "윤 비서관도 시인으로 활동하며 썼던 표현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윤 비서관의 사퇴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 후 기자들을 만나 "윤 비서관이 과거 기관에서 (성비위 전력으로) 경징계성 징계를 받은 것은 (현재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직을 수행하는 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윤 비서관이) 20여년 전 (본인이 낸) 시집에 대해서는 그 인식이 지금까지 유지되면 비서관직을 하기 어렵다"면서 "(윤 비서관이) 그때와 생각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입장, 유감 표명을 보여준 다음에, 총무비서관 자리가 그만큼 막중한 자리기 때문에 성실히 수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정호영 후보 관련 빠른 판단 내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