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개방된 백악산 너무 많은 철조망도 철거해야

등록 2022.05.20 14:27수정 2022.05.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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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허리는 아팠다. 1945년 해방과 함께 3.8선이 그어졌고 동족상잔의 참화를 겪은 후 휴전선이 그어졌다. 그 라인을 따라 철조망이 쳐졌다. 군사분계선과 남방 한계선 그리고 강과 해안에 쳐진 수많은 철책선 등등 한반도의 허리는 휘어졌고 몹시도 아팠다.
   
휴전선 못지않게 아픈 곳이 있다. 백악산이다. 1968년 김신조 일당 청와대 습격사건, 일명 1.21사태가 터진 이후 백악산은 2중 3중의 철갑을 둘렀다. 김신조가 내려오기 전, 그러니까 1968년 청와대 경비는 단순 청와대 영역 경비에 불과했다. 그것이 이번 백악산 개방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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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따라 북악산길 창의문에서 숙정문으로 넘어가는 북악산길 ⓒ 이정근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앉았다고 해서 시비가 붙은 법흥사 터에서 보듯이 김신조 사건 그 이전에는 사찰이 있었고 그 절집을 드나드는 신도들이 있었다. 또한 고종이 시음했다고 알려진 백악산 중턱에 있는 만세동방 약수터는 삼청동 사람들이 아끼는 옹달샘이었다.

길 건너 인왕산 쪽은 더욱 여건이 좋았다. 조선 선비들이 계회(契會)할 때 우선순위로 선호하던 청풍계곡과 필운대 쪽은 무시로 드나들었고 수성동 계곡에 있는 약수터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었다. 그러던 것이 1.21사태 후, 수경사 군인들이 철조망을 치고 주둔하게 되었고 그 후 남북화해 시대가 열리면서 군인들은 철수하고 그 자리에 전투경찰이 대체되었다.
   
그 후,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창의문에서 숙정문에 이르는 구간이 출입금지에서 해제 되었다. 그리고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나머지 구간 삼청쉼터에서 법흥사터를 지나 청와대 전망대를 찍고 칠궁에 이르는 내밀한 구간이 개방된 것이다. 하지만 신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빛이 바랬다.


조금 더 일찍이 개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유(불)리, 호(불)호,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백악산으로서는 다행이다. 남북 대치와 이념의 폐해로 무거운 철조망을 두르고 있었으니 이제 백악산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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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산 정상표지석 ⓒ 이정근

 
지난 16일 개방된 백악산 길을 걸어보니 철재 구조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특히 칠궁 뒷 궁장이 있는 청운동 쪽에는 경비 부대원들의 숙소가 흉물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때는 경비근무에 지친 고단한 청춘들의 몸을 누이던 안식의 곳이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백악산 경관을 해치는 쓰레기가 되었다. 

산과 콘크리트, 철재 울타리 등 인공구조물은 가능하면 멀리해야 자연 친화적이다. 이제 백악산이 자연의 심호흡을 할 때가 되었다. 백악산이 하루 빨리 철조망을 걷어내고 인공 구조물을 철거하여 자연으로 회복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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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 2중3중으로 쳐진 철조망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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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구조물 주인 떠난 집터에 을씨년스럽게 방치되어있는 철 구조물 ⓒ 이정근

#백악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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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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