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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학' 탐구, 이론정립

[김삼웅의 인물열전 / 정의의 구도자 함세웅 신부 평전 53]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학구열은 탐구심으로 이어진다

등록 2022.05.29 15:08수정 2022.05.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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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학구열이 대단하다. 근본주의 교리만 추종하는 대속신앙, 기복과 황금만능주의에 빠져있는 교계에서 탈주를 찾는다. 여성신학의 탐구에 나선 것이다. 해방 신학에 이어 전개된 새로운 신학사상이다.

반달이 반쪽이어서 반달이 아니라 반쪽만 보여서 반달이듯이, 인류의 절반인 여성은 만민평등의 천주교에서도 여성은 여전히 종속적인 구도였다. 그는 '여성신학'을 1991년 잠시 미국의 메리놀 신학교에 공부하러 갔다가 이를 접하고, 책을 통해 스스로 공부한 것이다 2001년에는 에리자벳 A. 존슨의 여성신학서 <하느님의 백한 번째 이름>(바오로딸)을 번역 출간했다. 

여성신학이 여성의 시각에서 하느님 그리고 역사, 우주, 문화, 성경을 새로 바라보자는 입장이라는 걸 배웠어요. 그때 <그녀를 기억하며>(In Memory of Her, 한국어 번역 <크리스찬 기원의 여성신학적 재건>, 김애영 옮김, 종로서적 1986)라는 엘리자베스 쉬슬러 피오렌자(Elisabeth Schüssler Fiorenza)의 책에 나오는 마르코복음 14장에 관한 설명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마르코복음 14장을 보면 예수님이 수난 전에 사도들하고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어떤 여인이 300데나리온 어치의 향유를 예수님 머리에 부어서 존경을 표하는 예식이 나와요. 

그때 유다가 "저렇게 비싼 것을 왜 낭비하는가. 팔아서 가난한 사람을 줘야지."라고 했더니 "아니다, 이 여자는 좋은 일을 하고 있다. 나에 대한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나에 대한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의 행업도 함께 전해지리라." 이렇게 쓰여 있어요. (주석 6)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학구열은 탐구심으로 이어진다. 이제껏 무심코 여겼던 성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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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가 25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삼성특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인적 구조부터가 남성우월 여성차별이 제도화되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전공인 교부신학의 교부(敎父)는 '기독교의 아버지'라는 뜻으로 남성위주의 신학사상인 셈이다. 해서 미사봉헌 때이면 반드시 "형제자매 여러분"이라 했다. 하느님에 대한 호칭도 '아버지 하느님' 대신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시며 어머니이신 하느님'이라 한다. 수녀님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자주 세미나를 열었다. 수녀들은 오래 전부터 사제들이 가부장적인 권위를 갖고 군림한다는 비판을 하였다. 

함세웅이 대학에서 여성신학을 강의하고 각종 미사에서 이를 강조하면서 일각에서는 "저놈이 정의구현을 하다하다 안 되니까 이제 여자를 선동한다"는 악담이 어떤 신부의 입을 통해 전파되기도 했다. 

그는 1991년에 <여성신학의 논리와 근거>라는 논문을 썼다. "여성신학은 이제까지의 신학이 모두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고와 남성 중심의 언어로 이룩되었다는 것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소외된 여성을 신학의 한복판에 자리잡게 하여 여성의 관점에서 체험한 하느님, 계시, 성서, 신학, 교회, 사회, 문화 등 전반적 문제를 다루면서 탈가부장제를 통한 전인적 구원관을 이룩해내고자 한다"(주석 7)고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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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가 25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삼성특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보수성이 짙은 천주교에서 '여성신학'은 마치 '해방신학'의 연장처럼 인식되었다. 그럴수록 그는 성서의 정신과 인권의 본질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근거를 제시한다. 앞의 논문 중에 몇 부분을 소개한다.


따라서 여성신학은 인간과 세상, 문화와 종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꾀하여 여성문화를 통해 참된 인간문화를 이룩하자는 운동이다. 인간 생명체의 약해지고 마비된 부위를 계속된 치료와 운동을 통해 살려내야 온 몸이 건강하듯, 여성이 소외된 남성 위주의 권위적 반쪽 문화는 여성문화의 회복과 활성화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신학은 이같이 잊혀지고, 짓밟히고 소외된 여성의 위치를 건강한 제자리로 찾아주는 회복의 가치를 강조한다. 여성에 대한 인식과 역사,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만큼 그 해방의 노력도 다양하다.

또한 미국의 평등구현 사제단(Priests for Equality)이 펴낸 <마리암의 노래>는 여성학자들의 논문을 담고 있는데 이제는 여성 스스로 여성이 지닌 충만성과 능력으로 가부장적 권위문화를 넘어 여성이 중심이 된 문화를 통해 남성 위주의 문화를 타파하고 전인적 문화, 평등문화를 형성해야 할 때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여성의 자기완성, 자기실현을 위한 우리시대의 최대의 장애는 가부장적 교회, 성직 중심의 교계제도 교회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교회가 속죄하고 실천에 옮길 회개의 첫 단계는 가부장적 문화, 남성 위주의 권위문화, 성직자 중심의 여성차별문화를 극복하고 청산하여, 참된 인간평등문화를 교회 안에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제 여성들의 깊은 사색, 성서 전승에 대한 창조적 재발견, 기존 문화 질서에 대한 근원적 회의들을 통해 여성신학은 미래를 위한 공동적 가치들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다. 여성들의 아픔과 고민, 사색과 깊은 성찰은 분명히 교회와 사회 등 모든 기존 문화를 정화시키고 높여주며 풍요롭게 하는 창조적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여성신학이 지닌 창조적 가치다. (주석 8) 


주석
6> <함세웅 신부의 시대증언>, 564쪽.
7> <멍에와 십자가>, 121쪽.
8> 앞의 책, 126~128쪽, 발췌.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 정의의 구도자 함세웅 신부 평전]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함세웅 #함세웅신부 #정의의구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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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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