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영어 문장을 툭툭 말하고, 도서관에 가면 스스로 영어 서가 쪽으로 가 자기 마음에 드는 책을 쏙쏙 빼 옵니다.
진혜련
'엄마가 교사니까 엄마표 영어를 확실하게 해줬겠지', '아이가 워낙 모범생이라서 엄마의 계획대로 척척 해냈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두 팔을 들고 엑스자 모양을 두 번 세 번 표시하겠습니다. 제 아이는요. 학원은 축구학원밖에 다니지 않아요. 본인이 하고 싶다는 바둑, 미술, 컴퓨터만 방과후교실에서 배웁니다.
나머지 시간은 뭘 하냐고요? 학교 운동장, 놀이터, 아파트 풋살장에서 주구장창 시간을 보냅니다. 제가 볼 땐 또래보다 많은 놀이와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에요. 아이 책가방을 열어보면 그야말로 마구 쑤셔 넣었다는 표현이 딱인 상태고요. 하루에 2장씩 수학 문제집 풀자는 약속을 엄마의 잔소리 아래 겨우겨우 지키는 아이입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엄마표 영어'를 하지 않았습니다. 체계적으로 잘 짜놓은 스케줄에 따라 파닉스, 흘려듣기, 집중듣기 같은 건 시킨 적이 없어요. 네. 알파벳도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저도 아이의 영어교육을 위해 이것저것 해보기는 했어요. 영어 동요 CD를 사서 종일 틀어놓기도 했고요. 쉽고 재미있는 영어 그림책 단행본을 도서관 여기저기서 대출도 하고, 영어 전문서점에서 잔뜩 사기도 하며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냉장고에는 엄마표 생활영어 리스트를 붙여놓고 아이에게 가능한 한 많이 영어로 말하려고 애쓰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늘 좀 하다가 흐지부지되었습니다. 길어야 한 달이었죠.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이의 영어실력에 가장 많이 도움이 되었던 건 무엇일까? 처음에는 잘 몰랐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특별하게 해준 게 따로 없는 것 같았거든요. 아이의 지난 성장 과정을 쭉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아이에게 다른 건 몰라도 필사적으로 오랫동안 꾸준하게 해주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단순히 영어교육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에 영어와의 상관관계를 눈여겨보지 않고 있었는데요. 지금의 아이를 보니 그것이 아이의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크고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방법을 0세부터 10세 이하의 부모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0세부터 10세 이하의 부모들에게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