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범진 정의당 경기 시흥시의원 후보
김영주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어린이에게도 복지 혜택을 줘야 한다.'
양범진(47) 정의당 시흥시의원 후보의 핵심 공약인 '시흥시 출생확인증 작성 및 발급에 관한 조례안(아래 출생확인증 조례)' 핵심 내용이다.
이 조례를 발의한 것은 시흥시민들이다. 지난해 11월 시흥시 출생확인증 조례 공동대표 및 연대단체들은 2만2천여 명의 청구인 명부를 시의회에 제출하며, 조례 제정을 청구했다.
양 후보는 주민발의 청구를 주도한 '시흥시 출생확인증 조례' 공동대표였다.
하지만 이 조례안은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흥시의회는 지난달 "출생 정보를 기록, 관리하고 이를 증명하는 출생확인증 발급은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국가사무"라며 "지자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해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반할 소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주민발의 청구를 각하했다.
이 조례안을 부활시킨다는 게 양 후보의 약속이다.
양 후보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주민발의 청구가 각하됐으니, 이제 사실상 의원이 발의를 하는 수밖에 없다. 당선하면 의원 발의를 할 것이고, 충분히 심의를 통과할 수 있으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위법과 충돌한다는 게 각하 이유"라며 "변호사와 의논을 해 봐도 상위법과 충돌할 일이 없는데, 왜 각하한지 모르겠다. 상위법과 충돌 없이 복지 차원의 법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기대했다.
양 후보 등에 따르면, 시흥시에서 출생 등록을 하지 못한 미등록 이주 아동은 약 2만 명으로 추정된다. 미등록 이주민이 낳거나 데려온 자녀가 대부분인데, 출생신고나 외국인 등록을 못해 행정통계에 잡히지 않으며, 따라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국내인이라도 병원에서 출산을 하지 않고 집에서 출산을 한 경우에는 친모임을 증명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있어 출생신고를 하기가 어렵다. 또한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의 경우도, '미혼부모가 낳은 아이의 출생 신고는 엄마로만 한다'는 법 조항이 있어 출생신고가 어렵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필수적인 예방접종이나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질병과 상해에 노출돼 있을 뿐 아니라, 취학연령에 이르러도 학교에 다닐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상당하다.
양 후보는 "시흥에 특히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데, 우리나라에 와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니 당연히 기본적인 복지 혜택은 누려야 한다"라고 조례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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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위해 주민들이 만든 조례인데... 내가 부활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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