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서해랑길 개통도 전에... "걷다가 바다에 고립"

제보자 "보령 62 코스서 밀물에 1시간 넘게 갇혀"... 한국관광공사 "앱에 기상정보 담을 것"

등록 2022.06.10 10:08수정 2022.06.10 15:54
0
원고료로 응원
a  서해랑길 보령62코스 서호2리 앞바다에는 나르샤길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만조시 침수가 되는 지역이다. 노란색은 서해랑길 표식이다.

서해랑길 보령62코스 서호2리 앞바다에는 나르샤길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만조시 침수가 되는 지역이다. 노란색은 서해랑길 표식이다. ⓒ 이재환

 
a  지난 5일 A씨가 보령시 천북면 나르샤길 전망대에 고립됐다.

지난 5일 A씨가 보령시 천북면 나르샤길 전망대에 고립됐다. ⓒ A씨제공

   
서해랑길 개통을 10여 일 앞두고 여행객이 바닷물에 고립되는 일이 발생했다. 서해랑길 노선의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해랑길은 오는 6월 22일 개통될 예정이다.

전남 해남에서부터 경기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서해랑길은 109개 코스로 이뤄졌다. 길이는 1756km로 국내 최장 트레킹 코스다. 하지만 일부 해변 구간의 경우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서해 밀물 경보와 데크 등 안전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한 여행객은 서해랑길 보령 62코스를 걷다가 고립됐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5일 A씨는 개통 전인 서해랑길 보령 62코스(대천-천북) 구간을 걷고 있었다. 한국관관공사에서 제공하는 '두루누비' 애플리케이션(앱)의 길 안내를 따랐다. 그런데 길 쪽으로 바닷물이 밀려왔다. 다행히 주변에서 대피 장소가 될 만한 데크형 쉼터를 발견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께 만조로 1시간 넘게 고립됐다.  

A씨는 "앱에서 안내하는 대로 해변 길을 따라 갔을 뿐인데 갑자기 바닷물이 차올라 당황했다"며 "한 시간 후 쯤 바닷물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틈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을 여행할 때는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여행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a  충남 보령시 사호리 나르샤길 전망대. 만조시 고립될 수 있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충남 보령시 사호리 나르샤길 전망대. 만조시 고립될 수 있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 이재환

 
a  충남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 나르샤길 전망대.

충남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 나르샤길 전망대. ⓒ 이재환

 
A씨가 고립된 곳은 사호2리 마을회관에서 가까운 해변이다. 지난 7일 사호리를 찾아 현장을 확인해보니, A씨가 대피한 곳은 사호리 나르샤길 전망대가 있는 데크 위쪽이었다. 전망대 앞에는 '만조시 고립될 수 있으니 통행에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밀물이 밀려오면 데크 바로 앞 포장도로까지 바닷물에 잠기고 데크 위 전망대도 바닷물에 고립된다.
         
서해랑길 노선 관리는 각 시군에서 담당하지만 서해랑길 관광안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6월 22일 서해랑길 개통식 이후로 두루누비 앱이 개편이 된다. 그 때 기상정보를 담을 계획이다"라며 "실시간 알림기능을 통해 여행자들에게 위험 구간 정보와 기상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서해안 밀물 시간 정보도 포함될 수 있도록 앱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시도 안전을 위해 해당 구간에 데크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트래킹을 할때 서해한 '물때'를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해랑길이 개통되더라도 해당(천북면 학성리-서호리) 구간에 안전 데크가 설치될 때까지 당분간 노선을 우회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a  서해랑길 보령 62코스 천북 굴따라길에 있는 '나르샤길 전망대' 앞. 보령 62코스 위치 표지판이 현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서해랑길 보령 62코스 천북 굴따라길에 있는 '나르샤길 전망대' 앞. 보령 62코스 위치 표지판이 현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 이재환

#서해랑길 #서해랑길 고립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