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보성 장도 '가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 일상의 대부분을 섬 가꾸기 사업에 쏟고 있다.
이돈삼
박 위원장은 날마다 바쁘다. 자신의 본업이 있음에도, 일상의 상당 시간을 '가고 싶은 섬' 사업에 쏟고 있다. 장도를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만나 안내를 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동안 바쁘게 움직인 만큼, 장도가 조금씩 변화돼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이다. 오늘도 느긋하게 살 수 없는 이유다.
장도에는 독특한 풍경이 있다. 썰물 때가 돼서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뻘배를 탄 마을 어머니들이 갯벌을 점령한다. 흡사 하얀 설원을 스키어들이 누비는 것처럼, 뻘배를 탄 어머니들이 갯벌 위를 자유자재로 이동을 한다.
뻘배는 갯벌에 빠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널빤지 모양의 배를 가리킨다. 한쪽 다리를 뻘배에 올려 몸을 지지하고, 다른 한쪽 다리로 방향을 바꿔가며 앞으로 나아간다. 기계의 힘을 '1'도 빌리지 않고도 어머니들의 의지로만 움직인다. '가고 싶은 섬' 보성 장도의 슬로건도 이 모습을 담아 '뻘배가 있는 풍경'으로 정했다.
"갯벌의 색깔이 어떻습니까? 바닷물은요? 회색이잖아요. 장도 풍경은 화사한 톤이 아닙니다. 화려하지 않은 회색톤, 느림과 갯벌의 섬 장도의 빛깔을 찾은 거죠. 빼어난 풍광은 없을지라도 사람과 갯벌이 있고, 정이 있는 섬이 장도입니다. 그게 장도만의 풍경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