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웅산 정상.개웅정 앞에 마련된 그네와 벤취에 동네 주민이 앉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이상헌
안양천이 관통하는 구로구는 60년대부터 구로공단으로 더 잘 알려졌던 곳이다. 지금은 패션산업과 IT 관련 직종이 활기를 띄는 지역이지만, 경제 발전이 한참인 때는 노동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던 장소였다. 당시 구로구에는 10여 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벌집이라 불리던 한 평 남짓한 방에서 생활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고 있었다.
80년대까지 이어지는 압축 성장은 사람을 갈아넣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었다. 농촌 출신의 앳된 소년소녀들이 12시간 넘는 노동에 시달리며 각종 산업재해와 질병을 앓았다. 85년에는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인간적인 대우를 요구하며 구로동맹파업이 일어나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구로공단의 기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산업단지로 조성되었던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다. 1963년부터 10여 년 간 모두 6개의 단지로 만들어졌으며 1~3단지가 구로공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운다. 4단지가 인천시에 만들어진 부평공업단지이고 주안공업단지가 속한 곳이 5, 6단지다.
▲ 뽕밭에서 바다가 된 구로구 으뜸 산책길 ⓒ 이상헌
90년대에 들어와 민주화와 함께 노동해방이 이루어지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다. 산업구조의 격변으로 노동집약적 공장들이 개발도상국으로 떠나면서 현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라는 이름을 얻었다.
구로공업단지의 중심지였던 가리봉동은 지금의 가산디지털단지역 일대다. 95년 구로구와 금천구가 분리되면서 1단지는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바뀌었으며 2,3단지는 금천구에 속하게 된다.
개웅정을 내려와 오류동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봉화정을 타고 천왕산으로 길이 이어진다. 지명에서 조선시대부터 봉화를 올리던 곳임을 알 수 있다. 생태다리로 꾸며져있어 7차선 도로의 간섭없이 가뿐히 넘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