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등에 어부바 한 거북이.장군바위터 헬기장 옆에 놓여진 바윗돌.
이상헌
벼랑 위의 큰 바윗돌이 기이한 모양으로 움푹움푹 패여 오랜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공깃돌처럼 놓인 암석 덩어리가 언뜻 보면 산양의 등에 어부바한 거북이 모양으로써 사이좋게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장군바위를 뒤로 하고 15분쯤 오르면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 조망명소가 나온다. 여기서 바라보는 북한산 비봉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한여름에는 약간 시야를 가리므로 눈발이 날리는 겨울에 둘러보면 수묵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엄벙덤벙 눈 덮인 비봉의 장쾌한 맛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탕춘대성 암문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중간쯤에 송전탑이 나오면 낭떠러지 위로 겨우 한 사람이 설 수 있는 바위가 나오는데 발아래로는 구기터널이 보이고 그 너머로 비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방금 지나친 우수조망소보다는 여기서 보는 풍광이 더 매력적이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
주섬주섬 배낭을 열어 토마토 몇 개를 입에 물고 10여 분 걷다 보면 탕춘대성 암문에 다다른다. 홍제천 위에 세워진 홍지문과 탕춘대성은 조선 숙종 때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했던 성곽길이다.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의 치욕을 겪으면서 조선은 수도 방위를 위해 국력을 쏟아부었다. 인왕산 능선에서 시작하여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5km 구간으로써, 과거 세검정 근처에 있있던 탕춘대(蕩春臺)에서 연유한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