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의 세 종류: 통증과 괴로움을 뛰어넘는 방법

아프고 괴로운 걸 견디면서 수행하면 그런 일이 문득 생깁니다

등록 2022.07.03 13:41수정 2022.07.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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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가해서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한국 대중과 만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른 명상법을 접해서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랍니다.[기자말]
우리는 늘 쾌락, 즐거움과 좋은 기분을 찾습니다. 늘 무의식적으로 쾌락을 좇습니다.


사실 불교에서는 이 세상의 쾌락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쾌락은 감각적인 것입니다. 우리에겐 감각적 쾌락을 얻을 수 있는 여섯 개의 감각기관이 있습니다. 예로 음식을 먹을 때 미각으로 쾌락을 얻습니다. 코로 좋은 향기를 맡거나, 귀로 좋은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감각적인 쾌락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선호하는 감각이 다릅니다.  

두 번째 쾌락은 뭘까요? 우리 인생에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쾌락 중엔 감각적인 것 말고도 영적 쾌락이 있습니다. 이런 걸 불교에서는 '안락'이라고 부릅니다. 안락은 감각기관을 사용하지 않고, 감각기관을 뛰어넘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쾌락입니다. 이런 쾌락은 감각적 쾌락보다 훨씬 더 즐겁습니다. 만일 명상이나 어떤 영적 수행을 해봤다면 이게 어떤 건지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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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으로 영적인 쾌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명상으로 얻는 안락은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 현안스님

 
그런데 영적인 즐거움인 안락보다 더 즐겁고 좋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세 번째 종류인 '열반의 안락'입니다. 사실 전 열반의 안락은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제 스승인 영화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힌두교나 그 외 다른 종교에서 일컫는 열반 즉 너바나(또는 니르바나)와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은 다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힌두교, 천주교, 요가, 인디언 영적 수행자들의 안락은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두 번째 쾌락인 안락에 포함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은 좀 다릅니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게 아닙니다. 

만일 여러분도 명상 기술이 좀 있다면, 명상으로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스스로 안락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런 안락은 우리의 통제 하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울적하거나 기분이 상했을 때, 심리상담사를 찾아갑니다. 상담사는 여러 방법을 통해 우릴 도우려 할 겁니다. 하지만 이들도 공통적으로 명상을 권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냐면 우울해지는 것도 감각기관을 통해 기분이 안 좋아지도록 공격을 받아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식으로 우리의 마음이 공격을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몸과 신경체계를 통해서도 공격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어떤 신체 부위에 통증을 경험합니다. 그런 게 공격입니다. 그러므로 명상에서 겪는 통증이 아니라 어딘가 계속 아프다면, 그걸 고치기 위한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우울할 때, 뇌를 통해 공격을 받습니다. '아 기분 나빠!'라는 한 생각이 심어집니다. 그러면 그걸 사실이라고 믿습니다. 그 일을 뒷받침 할만한 수많은 생각이 일어납니다. 그럴때 명상으로 어떻게 해서든 삼매에 들어간다면, 감각기관을 뛰어넘어서 일시적으로 고통에서 자유로워집니다.


명상은 우울에서의 탈출구와 같은 겁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병이 있다면, 그 질병도 감각기관을 통해 통증으로 경험합니다. 삼매에만 들어가면, 감각기관을 넘어 위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삼매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감각기관에서 자유롭습니다. 통증이 멈추고, 쾌락을 경험합니다. 

결가부좌든, 반가부좌든, 요가, 절 수행, 단식 등 우리가 아프고 괴로운 걸 견디면서 수행하면 그런 일이 문득 생깁니다. '나 더는 못 참아, 너는 안 되겠어' '이젠 더는 못 참겠어' 그러다가 갑자기 어떤 일이 생깁니다. 더는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그게 삼매에 들어간 때입니다. 그리고 나면 기분이 엄청나게 좋고 환희롭습니다. 통증이 멈추고, 가벼워집니다. 

첫 번째 쾌락은 아무리 가장 높고 좋은 것이라도 안락만은 못합니다. 불교엔 이런 내용이 아주 자세하고 정확히 기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인 열반의 즐거움은 안락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건 불교적 쾌락이 아닙니다. 인간의 쾌락입니다. 세 번째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 반드시 불자가 돼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궁극적인 쾌락은 어떤 부작용도 없습니다. 명상하길 원한다면 이 궁극적인 즐거움에도 도달해보고 싶지 않나요? 그렇다면 처음부터 바른 기반을 세워야 합니다. 그 궁극적인 즐거움에 도달한 사람만이 여러분에게 그런 기반을 세워줄 수 있습니다.
#열반 #쾌락 #안락 #즐거움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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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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