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린(38, 왼쪽) 파리바게뜨 노조 지회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욱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사옥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 5명의 제빵 노동자는 최유경(41)·나은경(42)·박수호(44)·서정숙(42)·김예린(36)씨다. 이들은 파리바게뜨를 포함해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리크라상, 파스꾸찌 등 유명 먹거리 브랜드를 다수 거느리고 있는 SPC 측을 향해 "정말 누구 하나는 죽어야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냐"라고 입을 모았다.
카페·제빵기사로 SPC에서 일한 지 10년 됐다는 서정숙씨는 현재 갑상선 약을 매일 복용하는 중이라고 했다. 만류할 게 뻔해 담당 의사에게도 단식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까지 시대에 역행하는 사업장은 SPC가 거의 유일한 것 같다. 무리한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노조할 권리 등 법에 보장된 가장 기본적 노동권을 지키라는 건데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고 했다.
2013년부터 제빵기사로 일한 나은경씨도 "여전히 현장에선 물량이 너무 많아서, 11시간 동안 밥도 못 먹고 빵만 만들다가 퇴근할 때도 있다"라며 "계속 이렇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살 수는 없다"고 했다. 박수호씨는 "회사가 저희 노조를 없애려고 작년부터 사람들을 빼가는 공작을 하고 있다"라며 "저희 노조가 없어진다면 제빵기사들의 노동 조건은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단식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