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바다표범(왼쪽), 항구 바다표범(오른쪽)
Hyeyoung Jess
"여기 바다표범은 스페이 베이(Spey Bay)에 있는 연어를 먹고 우리 동네로 놀러 오는 거야. 여기가 물범들의 놀이터라고."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 검은 개와 산책 중인 할아버지는 '너희 왔니?'라는 식으로 물범에게 눈인사를 나누고는 나무 보듯 그곳을 지나쳤다. 나중에 스페이 베이 돌고래 센터에서 전 세계 회색 바다표범 개체수의 절반이 영국 해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초대받지 않은 바다 물범의 집(놀이터)으로 입장료도 없이 몰래 침범한 사람이 되었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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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통통 바다표범 ⓒ Hyeyoung Jess
스페이 베이의 돌고래 센터에 도착했다. 여기서 발견된 돌고래의 뼈, 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바다 동물에 대한 정보며 플라스틱이 고래에게 미치는 심각성에 대한 전시 또한 빠지지 않고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표범과 고래의 소리도 들어볼 수도 있었다. 또한 아이들이 앉아서 색칠도 하고 퍼즐도 맞출 수 있고 가족들이 쉬고 갈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현재는 고깃배들이 점점 사라지는데 11세기 이곳에선 어업 공동체가 한창이었다고 한다. 한때는 150명의 남자들이 이곳에서 일했다고 한다. 아이스 하우스(Ice House)는 1830년도에 지어졌고 바다 얼음을 잘라 일 년 내내 얼음을 보관했단다. 스페이 강에 있는 연어와 다른 물고기들을 잡아서 얼음과 함께 영국 전체로 보내졌다니 연어 하면 스코틀랜드라는 말이 자랑스럽게 나온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그날은 아쉽게도 돌고래를 보지 못했다. 파도만 사납게 일었고 세찬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예쁜 돌멩이 몇 개를 주웠다. 이 돌멩이 위에서 바다표범이 일광욕을 즐겼을까? 맨들맨들한 돌들을 만지작거리다 호주머니 안에 넣었다. 검은 구름이 사방으로 깔려서 약간 어두운데도 검푸른 바다는 예뼜다. 바다표범과 돌고래가 이 바다를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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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코틀랜드에서 살고 있어요. 자연과 사람에게 귀 기울이며 기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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