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더본코리아
요식 기업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연예인보다 많은 인기를 얻게 된 건 단순히 요리 실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 그의 화법과 태도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프로일수록 쉽게 말한다
임희정(아나운서, 아래 임) :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쉬운 레시피만큼이나 말도 쉽게 합니다. tvN <집밥 백선생> 등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전문용어나 어려운 표현은 하나도 쓰지 않습니다. 계량할 때도 온스, cc, 그램 대신 밥숟가락 또는 종이컵으로 표현합니다. 말을 쉽게 하니 요리도 쉬워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어려운 단어나 있어 보이는 표현을 쓰는 것이 멋지게 말하는 방법이라고 착각하는데요, 쉬운 말을 쓰면 그만큼 이해하는 청중의 범위도 넓어집니다. 아마추어는 프로처럼 보이려 어려운 용어를 쓰고, 프로는 아마추어를 위해 적절하고 쉽게 표현합니다.
다만 백 대표도 같은 요리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전문용어를 쓰며 해박한 지식을 풀어내곤 합니다.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대화의 수준과 표현의 정도를 달리하는 것이야말로 말하기의 진정한 고수 단계입니다.
이상화(비즈니스 매너 강사, 아래 이) : 백 대표의 목소리 역시 대중에게 신뢰감을 주는 요소입니다. 대화할 때 그의 목소리는 큽니다. 톤도 높은 편이어서 말이 더욱 또렷하게 전달돼요. 학교에서 발표하거나 회사에서 보고할 때, 누군가에게 지식·정보를 교육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는 목소리의 크기와 톤에 신경 써보세요. 자신감을 드러내거나 전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기본적인 신뢰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임 : 맞아요. 아나운서 아카데미 커리큘럼의 첫 번째가 발성 연습입니다. 성량을 키우고 호흡량을 늘리는 것이 자신감을 키우고 좋은 목소리를 갖게 하는 중요한 기초 단계이기 때문이에요.
또 백 대표는 상대방의 상태를 살피는 말로 다가가는 화법이 몸에 배어있습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상태를 점검하거나 조언해 주기 위해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갈 때면 "아이고, 얼굴이 지치셨네요" "잘 지내셨어요? 힘들지요?" "표정이 밝아졌는데요?"라고 매번 말문을 먼저 열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프랜차이즈 식당을 방문할 때도 먼저 손님들에게 "뭐 드시러 오셨어요?" "맛있게 드셨어요? 덕분에 잘살고 있습니다"라고 웃으며 인사하고요.
회의나 미팅 등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를 때 이런 화법을 쓰면 아주 좋습니다. 상대방의 상태를 표현하며 말문을 열면 경계를 풀면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편한 말로 저는 이걸 '아주머니 화법'이라고 합니다. 제가 만난 '처음 보는' 아주머니들은 항상 쉽고 친숙하게 말을 건네곤 합니다. 장바구니에 담긴 것들을 보며 "대파가 실하네. 얼마예요?" 묻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땐 "아이고, 가방에 뭐가 그렇게 많이 들었대. 여기 내려놔요"라며 안내해 줍니다. 친화력은 이런 다정함과 관심 사이에서 나옵니다.
'말의 순발력'을 늘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