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픽사베이
일반화할 수 없지만 직장에서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심각한 문제라고 느낀 적은 없다. 아직 '찐 Z세대'가 들어오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문해력에 의한 세대 간 소통 문제는 과도한 우려일 수 있다.
직장은 나이에 상관없이 일하기 위해 모인 곳이다. 기본적으로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서 의사소통해야 한다. 보고서나 메일을 쓸 땐 읽는 사람을 생각해 요점과 핵심 위주로 정리를 하고, 문장 구성에 있어서도 가독성을 고려한다.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단어를 바꾸거나 부연설명도 넣는다.
직장에서의 의사소통은 결국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노력이 깔려 있다. 물론 잘 해내기 어렵지만 누구나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이 오독과 소통 오류를 줄이는 것이다.
또한, 직장에서는 모르면 물어본다는 룰이 있다. 모르는 채로 임의대로 일을 처리했다가는 시간 낭비, 자원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상사는 신입들에게 확실하지 않은 건 꼭 질문하라고 요구한다. 질문하는 절차를 통해 서로가 가진 이해의 간극을 좁히고, 의사소통 오류를 줄이는 것이다.
이기적이면 소통할 수 없다
어느 시대에나 "요즘 애들은 버릇없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이건 순전히 기성세대의 입장이니, 조선시대의 요즘 애들 의견을 들어보면 지금처럼 "어른들은 말이 안 통해"라고 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세대의 다름은 언제나 있었고 대개는 내가 정답, 상대가 오답 또는 문제라고 인식한다.
각박한 사회 분위기에서 세대 갈등이 너무나 쉽게 점화되는 요즘, 오히려 의식적으로 '다름'과 '틀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흘, 나흘, 금일을 모르는 것과 기성세대가 알잘딱깔센, 누칼협 등의 신조어를 모르는 게 과연 같은 무게와 심각성으로 취급될까?
최근 신조어가 특정 커뮤니티 중심으로 사용되고 생존 주기가 짧다는 이유로 전자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어쩌면 기성세대 친화적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당연하다'는 생각은 내 기준이 정답임을 전제한다. 따라서 '이 정도는 당연히 알아야 정상이다'라는 상식의 기준도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당연한 것은 원래 없으니까.
당연히 알아야 할 상식은 원래 없기에 모르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내 기준에서 상식인 것을 모른다고 상대를 저격한다면 그건 나의 상식을 강요하는 폭력이자 무식일 수 있다. 결국은 내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 새로운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여야 소통이 가능하다.
사실 불통이 가장 쉽고 간편하다. 내 기준에서 당연히 알아야 할 '심심한'을 모른다고 저격하는 것, 내가 모르는 것은 어려운 것이고 어려운 표현을 쓰는 것은 문제라고 치부해버리는 것 모두 불통의 예시로, 나를 정답으로 두면 되니 매우 편하고 쉬울 수밖에 없다.
화합하고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은 어렵고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무식하고 이기적이기만 한 사람은 절대 타인과, 세계와 소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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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린이의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했다. 그렇게 피터팬 내지는 돈키호테를 닮은 낭만주의자가 되었다.그러나 네버랜드는 없다. 출근하는 피터팬으로 살며 책임감 있는 어른과 낭만주의자의 균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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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이 불러 온 문해력 논란... 불통은 가장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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