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공개한 11호 태풍 '힌남노' 최근접 예상도. 2일자 오전 10시 발표 내용이다. 현재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강도 ‘매우 강’을 유지하면서 시속 4㎞ 속도로 느리게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
11호 태풍 힌남노(라오스명, HINNAMNOR)가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와 각국의 수치 분석을 근거로 한반도에 상륙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1일자 예보에서는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봤지만, 여러 변수가 생겨 지금보다 서편해 한반도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도와 남해안, 부산, 울산, 경남은 물론 수도권까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2일 오전 10시 기상청 국가태풍센터가 발표한 통보문을 보면 힌남노는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강도 '매우 강'을 유지하면서 시속 4㎞ 속도로 느리게 이동하고 있다.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남동쪽 560㎞ 해상에서 한동안 정체하다가 오는 3일부터 점차 속도를 내 한반도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위성영상에서 힌남노는 다소 세력이 약화한 듯 보이나,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소용돌이는 강해지고 눈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힌남노가 한반도로 가는 길목에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고수온 해역이 존재한다. 힌남노는 뜨거운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중심기압 920hPa 수준의 '초강력'으로 다시 발달할 채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해상 통과가 아닌 상륙이 예측된단 점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영향을 주고 있고, 기존보다 서쪽으로 이동한 뒤에 북상할 것으로 본다"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분석도 비슷한 모델을 내놓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 분석관은 "아직 특정할 순 없으나, 상륙 시기와 장소는 6일 새벽이나 오전 경남, 전라 남해안 일대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태풍의 영향권에는 남부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까지 포함돼 있다. 사실상의 한반도 전역에 태풍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 등에 초속 50m 강한 바람과 폭우가 예상된다"라며 "수도권의 경기남부 역시 경로 변화로 강풍 반원에 들 수 있다"라고 향후 발표 주시를 당부했다. 태풍 근접 전인 2일~4일 강수량도 100~250㎜, 최대 350㎜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힌남노는 과거와 비교해 강도가 매우 센 태풍이다. 한반도에 큰 영향을 준 1959년 '사라'의 중심기압이 951.5hPa, 2003년 '매미'는 954.0hPa였지만,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는 힌남노의 상륙 시점 중심기압이 이보다 낮을 것으로 모델링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본격적으로 북상하는 오늘 밤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경로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주말인 3일 오전 11시에도 예보 브리핑을 진행한다. 기상청은 "강한 비바람과 침수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