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표지조지와 데이비드 그리고 고양이가 함께 폭풍우 치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미래아이
폭풍우를 주제로 한 또 다른 그림책으로 <허리케인>이 있다. <여름휴가 전날 밤>이 태풍이 오기 전의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반 이상을 허리케인이 지난 간 이후의 일들을 다루는 데 할애했다(이 책도 올해 개정돼 출간됐다. 제목은 바뀌지 않았다).
허리케인을 쓴 데이비드 위즈너는 글 없는 그림책의 대가로 불린다. <구름 공항>, <시간 상자>가 대표적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허리케인>에는 글이 있다. 그것도 생각보다 많이.
창밖을 내다보는 조지와 데이비드는 허리케인이 두려운 동시에 궁금하다. 허리케인은 마당에 있던 커다란 느릅나무 두 그루 중 하나를 통째로 쓰러뜨린다. 조지와 데이비드의 상상 속에서 나무는 정글로 배로 우주비행선으로 변신한다.
다음날, 어떤 아저씨가 옆집 마당으로 넘어간 나무를 자른 뒤 치워 버린다. 아쉬운 조지와 데이비드는 살아남은 느릅나무 옆에서 다음 폭풍우를 기다린다. 나머지 한 그루마저 쓰러지길 기대하며 또 다른 상상의 나라로 떠날 계획을 짠다.
허리케인에 쓰러진 나무를 보며 바로 놀 궁리를 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놀라웠다. 아이들이 내내 그곳에서 놀 동안 말리지 않은 부모도 칭찬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