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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스토킹 범죄 판결... 집행유예가 절반 이상

법원서 확인한 올해 판결서 52건 중 집유 29건, 징역 10건... 식칼 협박인데 집유 사례도

등록 2022.09.18 18:33수정 2022.09.1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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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18일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2022.9.18 ⓒ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의 살해범 전아무개씨는 지난 1월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 당해 1심 재판 선고를 하루 앞두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피해자 보호와 스토킹 범죄 엄정대응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보도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제도를 더 보완해서 이러한 범죄가 발붙일 수 없게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신당역을 방문한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대검찰청에 "가해자 접근금지, 구속영장 적극 청구 등 스토킹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시했고, 이원석 검찰총장도 '전국 스토킹 전담검사' 89명과 긴급 화상회의에 참석해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스토킹 범죄에 엄정대응"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 판결서 확인해보니... 5명 중 1명만 징역, 절반 이상이 집행유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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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10건으로 채 20%에 미치지 못했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가 29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벌금형은 9건으로 징역형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이외에 공소가 기각된 경우가 3건, 선고가 유예된 경우가 1건이었다. ⓒ 박성우

 
그렇다면 2022년 현재 스토킹 범죄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어떨까.

대한민국 법원 누리집의 '판결서 인터넷열람 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전씨와 같이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 관한 법률(약칭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으로 선고가 내려진 판결서는 총 89건이다. 이중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실명 처리 작업으로 열람이 아직 불가능한 판결서 33건, 원심을 확인하기 힘든 4건의 항소 판결을 제외하면 열람이 가능한 판결서는 총 52건이다.

기자는 52건의 판결서를 하나하나 살펴봤다. 판결서에 따르면 피해자 성별은 여성이 45건, 남성이 7건으로 피해자의 87%가 여성이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교제하다가 결별한 사이인 경우가 21건으로 전체 사건의 40%를 차지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10건으로 채 20%에 미치지 못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가 29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벌금형은 9건으로 징역형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그밖의 공소가 기각된 경우가 3건, 선고가 유예된 경우가 1건이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이 법을 위반한 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이 법을 위반한 이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흉기 휴대하면 가중 처벌이지만... 식칼 들고 협박해도 집행유예 선고한 법원

하지만 법원 누리집에 공개된 판결서들을 살펴보면 징역형의 낮은 비율과 그마저도 평균 징역 기간이 1년이 되지 않고, 벌금형 역시 평균 벌금액이 최대 3000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200만 원 수준이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평균 징역 기간은 11.1개월이었고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평균 벌금액이 212만 원이었다. 징역형이 집행유예된 경우는 평균 징역 기간이 8.1개월이었고 벌금형이 집행유예된 경우는 평균 벌금액이 325만 원이었다.

또한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면 가중처벌됨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 1월 28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피해자가 사는 주거지의 주차장에서 공업용 칼을 휴대한 채 피해자를 기다린 가해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5월 6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역시 식칼을 들고 "칼로 찔러 죽여 버리겠다"며 협박한 가해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5월 18일 춘천지방법원은 피해자의 차량 후방에서 근접 운행하면서 충격할 것처럼 난폭운전을 가한 가해자에게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스토킹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지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을 뿐이다.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선고 유예되는 사례도 있어... 법무부 "폐지 신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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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5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 ⓒ 연합뉴스

 
한편 '가해자 접근금지'를 어겼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례 역시 존재한다. '가해자 접근금지'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대검을 향해 내린 대응책 중 하나다.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4월 28일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당 가해자는 지난 2021년에도 동 법원에서 피해자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피해자의 주택에 침입해 피해자를 폭행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도 지난 7월 14일,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가해자가 명령을 어기고 피해자의 영업장과 관리하는 건물에 침입했음에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의 공소권을 제한하는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4일 동안 200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내고 피해자의 직장까지 따라간 가해자에게 선고가 유예된 사례도 있다. 법무부는 16일 '스토킹범죄 엄정대응 지시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스토킹처벌법 개정 추진' 자료를 통해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토킹범죄 #반의사불벌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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