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시자들> 지하철 신
(주)NEW
선반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테러로부터의 안전과 미관 때문이었다. 유실물 방지, 해외에서 사라지는 추세, 전동차 제작비 절감 등도 언급되었다. 선반 설치 유무도 노선별, 열차별로 달랐다.
2호선은 2017년 시범운행을 거쳐 순차적으로 선반 없는 열차를 도입했다. 2017년에 2호선 내 선반을 없앨 당시 시민 85%가 반대했다는 기사도 있다. 9호선은 애초에 개통 당시 노약자석에만 선반을 설치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8년까지 서울지하철 1∼8호선 전동차의 70%가 순차적으로 신형 전동차로 교체된다고 한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선반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서울교통공사에 세부 사항을 문의했더니 "2호선 3호선 신조 전동차는 현재 객실 내 선반이 없이 제작되고 있고, 5, 7호선은 앞으로 제작할 전동차에는 객실당 2개소의 선반이 설치될 예정이다"라며 "선반 이용 수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여 설계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결정돼 진행되는 사항이지만, '누구를 위한 조치일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선반 없는 지하철 도입을 결정한 이들은 지하철을 어떤 의미로 바라보았을까. 출퇴근길에 만원 지하철을 이용해 본 경험은 있을까. 실용성을 포기하고 아름답고 훌륭한 풍경(미관)의 지하철을 선보이는 게 더욱 시급했던 걸까. 선반을 없애 비상 탈출을 용이하게 했다는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교통공사 운영 구간 기준 2021년 1~9호선 연간 총수송 인원은 약 19억 9935만 명이다. 지하철을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만, 출퇴근길 이용률이 가장 높다. 나 역시 사람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다. 철도 관계자가 제시한 명분이 과연 소시민들에게 크게 와 닿을까. 직접 들었지만 나는 아니다.
누가 이 무거운 짐을 이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