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없는 언니들 유튜브 캡처
흥마늘 스튜디오
나는 평범하게 먹는 중식좌라고 믿고 있지만, 굳이 소식좌와 대식좌 중에 고르라면 대식좌에 가까운 사람이다. 일단 먹는데 진심인 사람이라면 소식좌보다는 대식좌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세상은 넓고 맛있는 것은 많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나에게는 한 끼 한 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파인다이닝을 자주 즐기는 것은 아니다. 외식비로 사치를 부려 보는 것은 아주 가끔 기념일이나 생일에 가성비 좋은 오마카세를 찾아 즐기는 정도이다. 무조건 비싼 식당보다는 주머니 사정에 맞춘, 그렇지만 맛있고 만족감을 주는 식당을 찾아내는 것은 나에게는 놀이만큼 즐거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모임을 할 때 식당을 정하는 것은 자주 내 몫으로 돌아온다. 보석 같은 맛집을 찾아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애써 찾은 식당에서 함께 간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 주면 그 또한 큰 즐거움이다.
대식좌 vs. 소식좌
나와 비슷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고, 서로의 음식 취향을 잘 아는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는 식당을 정하는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과감하게 새로운 음식이나 새로운 식당에 도전해 보기도 한다. 평소의 점심시간은 오피스 근처에 익숙한 곳을 가지만 가끔 잡히는 점심 회동 때는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
나의 식당 선정에는 일종의 프로세스가 있다. 오랜만에 지나게 된 골목에서 마주친 신상 식당 중에 괜찮아 보이는 곳들은 '나중에 가 볼 목록'에 저장해 둔다. 그리고 약속 날짜가 잡히면 일단 갈 수 있는 식당들을 검색해 본다. 새로 생긴 식당은 없는지, 내가 늘 생활하는 반경이지만 다 알 수는 없으므로 인터넷 검색에 의존한다.
그렇게 정보가 수집되면 당기는 메뉴로 좁혀서 평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리뷰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 다음부터는 '감'이다. 그 '감'이라는 건 틀릴 때도 있지만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다행히 맞을 때가 더 많다.
식당 두 세 군데를 함께 식사할 사람들에게 공유한 후, 의견을 취합해서 한 군데를 고르게 된다. 그렇게 식당을 선정해서 방문하게 되면 나와 함께 간 점심 메이트(들)의 식성과 취향을 고려한 메뉴 선택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