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도 표지석잠실 종합운동장 건너 아시아공원에 있다. 예전에 이 일대에 있었던 부리도, 부렴마을의 내력이 적혀있다.
강대호
잠실종합운동장 건너편의 '아시아공원'에 가면 '부리도, 부렴마을' 표지석이 있다. 잠실이 섬이었던 시절 근처 마을에 살았던, 하지만 종합운동장과 부대시설 건설로 토지가 수용돼 떠나게 된 주민들이 세운 기념비다.
표석에 새겨진 기록에 따르면 잠실은 원래 살곶이, 지금의 자양동 아래에 붙은 반도(半島)였다. 하지만 조선 시대 중종 15년인 1520년에 대홍수가 나 뚝섬 아래로 샛강이 생겨 잠실 일대가 섬이 되었다고 한다. 샛강, 즉 신천이라는 지명이 생긴 연유다.
한강은 예전에 마포강이나 서강 등 강에 면한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부르기도 했다. 잠실섬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잠실섬 북쪽에 자리한 '신천리' 앞으로 흐르는 강을 '신천강'으로, 남쪽의 '잠실리' 앞으로 흐르는 강을 '송파강'으로 불렀다. 두 지역은 나중에 '신천동'과 '잠실동'이 된다.
잠실섬 남쪽으로 흐르는 송파강이 한강의 본류였고 북쪽으로 흐르는 신천강은 말 그대로 샛강이었다. 여의도의 샛강처럼 평소에는 건천이었다가 우기가 되면 물이 흐르는 강이 되었던 것. 하지만 1925년의 을축년 대홍수로 한강의 물길이 크게 바뀌게 된다. 이때 신천강도 샛강 수준이 아니라 본류 수준으로 넓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