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백반집 가격이 1천 원 인상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새로 단장한 메뉴판.
김준민
그러던 5월의 어느 날, 엔데믹과 함께 일상으로의 회복에 대한 뉴스로 시끌시끌하던 와중이었다. 그 단골 백반집 가격이 1천 원 인상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여러 가지 메뉴가 덕지덕지 붙어있던 오래된 메뉴판도 깔끔하게 새 단장을 끝냈다.
가격이 오른 곳은 단골 백반집뿐만이 아니었다. 칼국숫집도 슬그머니 가격을 500원 올렸고, 월말에 식비가 떨어지면 가던 한식 뷔페도 가격을 올렸다. 호주산 차돌박이를 사용하던 곳은 더 저렴한 재료로 바꿨는지 종이를 씹는 것 같이 뻣뻣한 고기를 쓰기도 했다.
때를 같이 해 뉴스에서 들려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은 안타깝지만 먼 나라의 이야기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 계절이 세 번이나 바뀌어 다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대한민국의 밥상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경기침체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미래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하는 경제 상황이 가장 피부로 와닿는 곳은 역시나 식탁 위다.
구내식당이 없는 우리 회사에서는 한 달 점심 예산으로 1인 당 20만 원을 준다. 문제는 사무실이 서울에서도 가장 땅값 비싸다는 압구정에 위치해서 그런지 이 한 달 예산도 빠듯할 때가 많다는 것. 물론 중간중간 휴일이 있을 때도 있고, 동료가 사줄 때가 있기도 하지만 점심 메뉴 기본이 1만2천 원 정도 하는 동네에서 점심 식대 20만 원은 그다지 여유롭지 않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때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