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가현에 있는 고려대장경

미이데라 온조지 절을 찾아서

등록 2022.10.16 13:40수정 2022.10.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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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낮 시가현에 있는 미이데라(三井寺) 온조지(園城寺) 절을 찾았습니다. 이 절은 시가현 한가운데 있는 비와코 호수 서쪽 낮은 언덕에 있어서 일부 비와코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이곳 비와코 호수 서쪽은 미이데라 온조지 절과 히에이잔 산(比叡山) 엔략쿠지(延暦寺) 절들이 있습니다. 이곳에 오래 전 신라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살았다는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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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데라 온조지 절 본당과 등롱 석등입이다. 석등은 텐지텐노가 왕자 때 소가노이루카를 죽이고 다이카개신을 일으켰을 때 살생을 뉘우치고 약지 손가락을 잘라서 묻었다고 합니다. ⓒ 박현국

 
텐지(天智, 38대, 626-) 텐노가 나카노오에(中大兄) 왕자로 불리던 때 소가노 이루카(蘇我入鹿)를 죽이고 삼촌을 추대한 다이카개신(大化改新, 646)을 일으켰을 때 사람을 죽인 죄를 뉘우치며 자신의 약지를 잘라서 묻었다고 전해지는 등롱 석등입니다. 미이데라 본전 바로 앞에 놓여 있습니다.

미이데라 절은 천태종 사문파(寺門派) 총본산입니다. 686년 오토모 요타(大友与多) 왕자가 아버지 고분(弘文) 텐노를 기리기 위해서 텐지(天智, 38대) 텐노가 가지고 있었다는 미륵상을 본존으로 하여 씨족 사당을 지은 것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 텐무텐노가 온죠지(園城寺) 절이라는 이름을 내려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천태종은 처음 사이초(最澄,766-822) 스님이 중국에 유학하여 천태종을 받아들여서 세웠습니다. 사이초 스님이 죽은 뒤 엔닌(円仁) 스님으로 이어졌고, 그 뒤 엔친(圓珍) 스님이 당 나라에서 돌아와 시가현 지금 땅에 천태밀원을 세우고 절을 크게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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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데라 절'이라는 이름이 생긴 까닭을 말하는 샘이 절 본당 왼쪽에 이어져 있습니다. 교토한국교육원 이용훈 원장님께서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미이데라 온조지 절은 원래 온조지 절이었습니다. 그런데 텐지(天智), 텐무(天武), 지토우(持統) 텐노가 처음 태어났을 때 이곳 미이데라 온조지 본당 옆에 있는 우물물로 씻겼다고 해서 미이노테라(御井の寺)라고 불리다가 지금은 미이데라(三井寺) 절로 이름이 바뀌어 불리게 되었습니다.

엔친 스님이 입적하신 뒤 엔닌과 엔친 스님 제자들이 서로 다투어 둘로 나누어졌습니다. 엔닌 스님의 제자들은 엔략쿠지 절을 중심으로 산문파(山門派)를 만들고, 엔친 스님 제자들은 미이데라 온조지를 중심으로 사문파(寺門派)를 세웠습니다. 이 두 절은 각기 민중들이 불교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혔지만 두 파 사이는 좋지 않아서 서로 싸우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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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경장(一切經藏)이라는 건물 안에는 '고려대장경'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 박현국

 
미이데라 온조지 절 안에 있는 일체경장(一切經藏)이라는 건물 안에는 '고려대장경'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처음 야마구치현 고쿠조지(현재 도슌지) 절에 보관되어 있던 경장입니다. 160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행정관 가운데 하나인 센코쿠 다이묘 모리테루모토가 이곳 온조지 절로 옮겨서 지었습니다. 건물 안 한가운데 팔각형 린조가 놓여있고, 그 안에 경장을 보관했습니다.

일체경장 안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팔각형 린조를 돌리면서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찍부터 고려대장경을 조정에 요구했지만 인쇄본을 주었지 원본을 주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이 고려대장경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다는 기록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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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경장 건물 오른쪽에는 삼중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 박현국

 
일체경장 건물 오른쪽에는 삼중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삼중탑은 처음 나라 히소데라(比蘇寺, 현 世尊寺) 절 동탑이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후시미 성에 옮겨지었다가 그것을 다시 601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곳 미이데라 절에 옮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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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관정당은 엔친 스님의 무덤이고, 당나라에서 가지고 온 경전과 법구를 보관하던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관정'은 천태종에서 스님이 계를 받을 때 머리 정수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말하기도 합니다. ⓒ 박현국

 
일체경장 건물 왼쪽에는 당원관정당(唐院灌頂堂)이 있습니다. 당원관정당은 엔친(圓珍) 스님의 무덤입니다. 미이데라에서 신성하게 여기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원관정당이라는 집 이름은 엔친 스님이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지고 온 경전과 법구 등을 보관하던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뒤에 세이와텐노(清和, 56대, 850-881 즉위)가 건물을 새로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엔닌스님이나 엔친 스님은 모두 중국 당나라에서 유학 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때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뱃길은 한반도 연안을 거쳐서 가야했습니다. 당시 해상 재해권과 당나라에서 신라방을 운영하던 신라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장보고가 운영하던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에서 스님들이 유학 생활을 지원했습니다.

일본 여러 기록에 원래 시가현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귀화인이 번창하던 지역이었습니다. 미이데라 온조지 절의 원래 모습은 오토모노스구리테라(大友村主寺) 절이며 신라선신당 역시 온조지 절이 지어지기 이전부터 이곳에 살던 도래인들이 섬기던 외국신입니다. 온조지 절이 세워지면서 절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받들어 모셔졌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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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데라 온조지 절에 보관된 종과 솥, 그리고 범종이 보관된 집입니다. 왼쪽 종은 엔닌과 엔친 제자들이 둘로 나누어 싸우면서 엔닌 제자들에게 빼앗겨다가 찾아온 종이고, 솥은 그 때 사용한 것입니다. ⓒ 박현국

 
미이데라 온조지 절 북쪽, 엔략쿠지 절 아래 쪽에는 사카모토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일본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석축이나 온돌 유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유적들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살면서 남긴 흔적으로 보입니다.  


미이데라 온조지 절 경내도에는 신라선신당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절 입구에서 걸어가려면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처음 절이 지어질 때는 모두 온조지 절 경내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절이 축소되어 오조지 절 본당과 신라선신당 사이에는 오츠시청, 오츠 상업고등학교가 들어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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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가현 절 탐방은 교토한국교육원과 오사카 총영사관이 주관하는 한일대학생포럼 행사의 일부였습니다. 이용훈 교토한국교육원 원장님께서 참가 대학생들에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 박현국

 
가는법> (1) JR교토역에서 비와코선 전차를 타고, 오츠역에서 내려, 미이데라 절 행 버스를 타면 갈 수 있습니다. (2) 교토 시청앞역(京都市役所前)에서 비와코행 전차(京都市営東西線·びわ湖浜大津行)를 타고 가서 비와코하마오츠역에서 사카모토행 행으로 갈아타고 미이데라역에서 내려 걸어서 갑니다.

참고누리집> 교토한국교육원 (kankoku.or.kr), 2022.10.15, 미이데라 온조지 절, http://www.shiga-miidera.or.jp/https://miidera1200.jp/
참고문헌>김달수, 일본 속의 한국문화유적을 찾아서, 대원사, 1995, 『日本の中の朝鮮文化 その古代遺跡をたずねて』講談社、1970-1991年(全12巻), 사마료타로, 司馬遼太郎、上田正昭『日本の渡来文化 座談会』中央公論社、1975年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이데라 온조지 절 #고려대장경 #시가현 #교토한국교육원 #이용훈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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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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