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을 들고있는 김진성을 촬영한 사진 ‘배스(Bass : 영국 맥주회사)’의 엷은 색깔의 다 마신 맥주병 10여개를 보스톤 발행의 사진판 신문인 ‘에브리 새터데이(Every Saturday)’에 싸서 한 아름 안고 있는 모습
미국 폴게티 박물관
우리나라에도 역사 속 술들이 있다. 1871년 5월 30일 미국 군함에서 조선인 관리 중 한 명인 인천부 아전 김진성이 들고 있던 영국 맥주병이다. 이 사진은 미군 함대가 강화도를 침략한 신미양요(辛未洋擾) 때 이탈리아계 종군사진가 펠리체 베아토가 찍은 사진이다.
아마도 김진성은 들고 있던 맥주병은 전쟁이 있기 전 문정관(조선 후기 외국배의 출현과 외국인의 표류시 그 사정을 조사하기 위하여 임명된 관직)들과 배에 올라 미군과의 대화 분위기를 편하게 하기위해 사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대화는 큰 성과가 없었던 듯 하다.
이 사진을 찍은 이틀 후 1871년 6월 1일에 조선과 미국 간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신미양요 이후 조선은 척화비를 세우고 쇄국 정책을 강화하면서 이 사진은 결국 우리나라에서 찍힌 최초의 맥주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이후 1882년 조미 수호 통상 조약 체결 당시에도 술이 등장한다. 미국 측 통상 조약 전권대신 슈펠트(Robert W. Shufeldt)에게 다양한 음식과 함께 이강고(현재 이강주)를 선물했다. 이것을 받은 미국 대표 펠트가 칭찬이 대단하여 "어느 곳을 막론하고 음식을 보면 그곳의 풍토와 인물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데, 오늘 내놓은 음식은 그 진미가 뛰어나고 과일도 싱싱하니 다음에 무궁한 발전이 있겠다" 하였다. 이강고라는 술이 미국 대표의 환심을 사려한 목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가행사에서도 주요하게 등장한 술

▲조미수호통상조약 비준서 한문으로 작성된 조미수호통상조약 비준서
미국 국립 문서관
최근에도 술은 주요한 국가 행사에 등장한다. 행사의 만찬주로도 사용되면서 그 술이 가진 의미를 전달하고자 사용되기도 한다. 2018 남북 정상회담 공식 환영 만찬주로 문배주와 면천두견주가 사용되었다.
문배주가 처음 만들어진 곳은 평안도이나 지금은 남한의 술로 남과 북 모두에서 만들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면천 두견주는 충청남도 당진군 면천면에서 유명한 술로,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그는 술이다. 북한을 상징하는 꽃인 '진달래'를 주재료로 사용하기도 했고 당시 화합의 분위기를 잇기 위해 봄과 진달래를 상징하는 두견주를 만찬주로 선택했을 거라 이야기한다.

▲문배술과 두견주 2018 남북 정상회담 공식 환영 만찬주
청와대
과거나 현재나 술들이 역사 장면 속에서 함께 하는 것은 술이 가진 커뮤니케이션의 메시지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도 술 한 잔의 의미 속에는 소통과 관계 형성, 인간적 유대감 등 사회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술이 가진 의미를 단순히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하나의 도구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더 이어주는 매개체로써 사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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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연구를 하는 농업연구사/ 경기도농업기술원 근무 / 전통주 연구로 대통령상(15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및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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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신화부터 정상회담까지 역사 속 술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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