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말과 글은 누군가가 알아듣기 쉽게 써야 한다.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공공언어일수록 더 그렇다. 그런데 '쉽게' 라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걸까. 이 물음에 '외국인이 알아들을 정도면 누구나 알지 않을까'라는 대답으로 이 보도를 기획한다. 공공 기관에서 나온 각종 안내문을 외국인들에게 보여 주며, 쉬운 우리말 찾기에 나선다.[기자말] 정보를 담아 나르는 수단은 인터넷 매체, 특히 웹 사이트의 개인 블로그가 요즘엔 대세다.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리는 형태로 여행, 맛집, 상품 후기, 법률, 의료, 교통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작성자가 지극히 주관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공공에 이익을 주는 글쓰기와는 거리가 있고, 더불어 공적 신뢰도를 얻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수많은 사람이 여러 분야의 정보를 각 부처의 공문서를 찾기보다 블로그 검색을 통해 얻는 것일까? 통신‧교통 분야의 두 번째 연구에서 교통 관련 공문서를 살피던 중국 출신의 이영영씨는 "개인 블로그에는 공문서의 내용을 쉽게 풀어서 경험이나 예시와 함께 보여 주니까 공문서보다 훨씬 읽기가 쉽다"란 답을 내놨다. 교통 분야의 공문서 '부가 운임 징수기준 및 열차 이용 에티켓'을 들여다보면, 이씨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설명이 필요한 내용은 줄여서 쓰고, 간단히 전달할 수 있는 내용에는 굳이 여러 말을 붙여 읽기가 번거롭다. 게다가, 매우 작은 글자 크기로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밀어 넣다 보니 마치 해변의 모래알을 세는 듯한 피로감이 든다. '정당한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고 열차에 승차한 경우: 기준운임의 0.5배(50%)'라는 표현을 보면 본래 운임에 더해 50%를 더 내야 하는지, 50%를 할인해 그만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물론 제목에서 '부가운임'임을 밝히고 있으나, 단어도 어렵고 설명도 부족하다. 원칙적으로 부과되는 운임에 더해지는 비용이 있음을 의미한다면 '기준운임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더 내야 함'으로 덧붙여 주면 쉽다. 불필요한 군더더기 표현도 단숨에 읽어 내려가는 데에 걸림돌이다. '시간 촉박 등으로 승차권을 구입하지 않고 무단으로 승차한 경우'란 문장은 '승차권을 구입하지 않고 승차한 경우'로 바꾸면 간결하다. '해당 열차 매진으로 다른 열차 승차권 구입 후 임의 승차'란 대목에서도 '다른 열차 승차권으로 승차한 경우'라고 쓰고 글자 크기를 조금 키운다면 읽기에 수월하다. 다음으로 살필 공문서 '창원시 공영 자전거 사용(누비자)'에서는 굳이 필요치 않은 한자어의 나열이 눈에 띈다. '고의 또는 과실 장기 대여(최대 대여 시간 초과)'란 부분에서 괄호 앞에 쓴 '고의 또는 과실 장기 대여'는 꼭 알아야 하는 내용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잘못된 행위의 '이유'를 덧붙이며 과도한 정보를 제시한다. 이를 '최대 대여 시간 초과'라고 해도 충분하다. '고의든 실수든 상관없이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인 까닭이다. 또한, 필요한 예시를 제시하지 않았거나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도 눈에 띈다. '부정, 변칙대여 사용(명의자)'이란 표현에서는 '부정 대여'와 '변칙 대여'의 예시를 밝혀줘야 명확한 규칙이 전달된다. '보조잠금장치 열쇠 도용(반납 후 보조잠금장치 이용)'이란 내용도 불법으로 보조 잠금 열쇠를 복사해 뒀다가, 자전거 반납 후에 복사한 열쇠로 잠금을 열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나, 예시가 없어 또렷이 이해하기가 어렵다. 공문서가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을 배려한다면 블로그만큼 쉽고 편하게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큰사진보기 ▲교통 분야의 첫 번째 공문서 ‘부가 운임 징수기준 및 열차 이용 에티켓’.뉴스사천 큰사진보기 ▲교통 분야의 두 번째 공문서 ‘창원시 공영 자전거 사용(누비자)’.뉴스사천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 사천사람 사천이야기 <뉴스사천> 바로가기 news4000.com 구독문의 055-855-4040 후원 806-01-068921(농협)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쉬운우리말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뉴스사천 (news43) 내방 구독하기 사천의 대표언론 이 기자의 최신기사 가을의 붉은 속삭임, 사천 곳곳 '꽃무릇' 활짝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AD AD AD 인기기사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배려 없는 공문서, 블로그에 질 수밖에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단독] '윤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부, 또 검찰 직격 '최순실' 소환한 민주당 "대통령 협박하는 명태균, 왜 가만두나"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이충재 칼럼] 농락당한 대통령 부부 미쉐린 셰프도 이겼는데... '급식대가'가 고통 호소한 이유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