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윤동주 시인의 시를 낭송하고 있는 연수생
부산YMCA의 이준호 이사
"이번에 한국에서 윤동주(1917~1945) 시인을 만나러 교토에 온 여러 학생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된 책이나 논문, 평론 등이 많이 있으니 오늘 강의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일본에 있는 추도 시비(詩碑)에 대해 들려주고 싶습니다.
일본에는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고 그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일본인, 재일동포들이 지금도 윤동주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2일 낮 2시부터 일본 교토에 있는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캠퍼스 부상관(扶桑館) 106호실에서 있었던 '우에노 미야코(上野都) 시인과의 한일 시낭송 및 토크 콘서트'에서 강사인 우에노 시인이 유창한 한국말로 강의의 첫머리를 장식한 말이다.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윤동주의 전작 시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空と風と星と詩(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일본 콜삭사, 2015)를 펴낸, 한국어에 능통한 일본의 중견 시인이다.
어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은 '2022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청년공공외교단(OKFriends)' 소속의 대학생들이다. 이들의 일본연수는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고 부산YMCA가 주관하는 행사다. '평화를 향한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공생!'이라는 주제로 나라 안팎 한인 학생 15명, 지도자 8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국적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이다.
이들은 오사카, 교토, 나라 지역을 답사(11월 1일부터 8일까지) 하면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일간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 위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그 중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윤동주 관련 강의'는 답사 2일째 일정 가운데 하나다.
강의에 앞서 학생들은 우에노 시인과 함께 도시샤대학 구내에 있는 윤동주 시비에 헌화했다. 이들은 꿈 많던 청년 윤동주가 유학하던 도시샤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한글로 시를 쓴다는 이유로 일제 경찰에 잡혀 스물일곱의 꽃다운 나이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져갔던 윤동주 시인의 삶을 떠올렸다.
또, 종이로 정성껏 만든 국화꽃을 미리 준비해서 시비에 헌화했다. 이어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시비 앞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낭송하며 시인을 추모했다. 그리고 강의실로 이동하여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