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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수사를 지켜보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가 참사 발생 후 본인의 책임 여부에 대해 거론하면서 거취에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리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안 느끼나. 사의 표명할 의사 없냐'는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매우 엄중하게 (책임을 느낀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그는 거듭되는 이태원 참사 관련 질문에 '수사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사퇴 권고 혹은 파면을 요구했을 때, "모든 것은 수사가 진행되는 것과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수사를 지켜보고"라고 전제하자, 강 의원은 "수사가 있어야지만 책임을 지시는 거냐. 총리님은 법적 책임뿐 아니라 정치적 책임도 있는 것이다"고 쏘아 붙였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 입장도 표명했다. 그는 종합정책질의 전 인사를 통해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와 관련해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민국을 찾았다가 피해를 입으신 외국인과 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참사 관련해 경찰 당국 등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했을 땐, "우선, 사고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을 드린다"라며 "의원님께서 지적하신대로 어떤 사람과 어떤 기관들이, 어떤 시점에서 잘못했는지 철저하게 감찰하고 수사해서 밝히고 거기에 맞는 응분의 처분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 통해 알고 있다", "직접 듣진 못했지만" 답변 태도로 비판 받아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참사 관련 수사 및 대응에 대한 질문을 받곤 제대로 파악을 못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등의 참사 수사 관련 보고 등을 받진 못하지만 국무총리로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었다.
한 총리는 이날 "용산경찰서에서 사전에 상부에 보고됐던 안전 관련 보고서가 묵살되고,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고 회유하려는 정황도 발견됐는데 특수본에서 제대로 수사한다고 보고 있느냐"는 무소속 양정숙 의원의 질문에 "이번 수사과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걱정하시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특수본에서 용산경찰서장실 등을 압수수색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그는 "저한테 보고하진 않지만, 약간의 절차적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궁극적으론 그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당위성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고 그 수사팀(특수본)은 독립적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참사 당일) 소방당국과 경찰 간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은 아느냐", "이태원파출소 김○○ 경사가 목이 다 쉬도록 (참사 당일) 도와 달라고 하고,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제 소명을 다하지 못했다고 오열하는 것을 봤느냐" 등의 질문에 대해서도 "수사에 대해선 저한테 직접 보고하거나 그런 건 없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다", "직접 듣진 못했지만 그런 얘길 들었다" 등으로 답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예결위원장은 "답변하시는 태도가 이 참사와 아무 관계 없으신 분 같다. 제3자의 위치에서 말하시는 것 같고"라며 "총리는 각 부를 통할하시는 분 아닌가. 정부 책임자로서 상당한 책임이 있는데 상황 파악을 거의 못하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그러면서 "총리로서의 견해, 책임자로서의 향후 각오, 이 상황에 대한 판단 등을 해주시길 바라는데 다 수사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님 질의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이 볼 때 믿음직스럽게 발언하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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