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마이클 루드비히 비엔나 시장이 '비엔나 에너지 보너스 22'를 설명하고 있다. 루드비히 시장은 이 지원으로 인해 비엔나 가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엔나시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미 여러 정책을 시작했다. 가구별로 150유로의 '에너지 쿠폰(Energiegutschein)'을 나눠줘 전기요금 납부를 위해 쓸 수 있게 했고, 지난 9월부터는 이른바 '기후 보너스(Klimabonus)'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본래 기후 위기 대처의 일환으로 오스트리아 정부가 추진했던 세금 개혁과 부속 정책에 속한다. 탄소세를 거두어 그 일부를 기후 위기가 초래한 결과를 오롯이 감당하는 시민들에게 환원한다는 개념이다. 최근의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로 시민들의 고통과 위기감이 커지자 이를 돕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성년 1인당 500유로, 미성년 1인당 250유로를 일괄 지급했다. 9백만 가까운 주민에게 48억 유로 규모의 예산이 쓰였다.
여기서 말하는 주민이란 2022년 중 6개월 이상을 오스트리아에 주거지를 두고 산 사람을 일컫는다. 이미 관세청에 계좌가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은 그 계좌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쿠폰의 형태로, 따로 신청 절차 없이 일괄 지급이 되었다. 수령되지 않은 쿠폰이 지급 대상 대비 1퍼센트 수준이라는 보도를 보니, 긴급히 실시된 첫 정책으로는 꽤 순조롭게 시행됐다. 기후 보너스는 앞으로 매년 1회씩 시행될 거라고 한다. 이번 보너스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를 감안해 큰 규모로 이뤄진 거라, 앞으로 예산 규모는 축소되겠지만, 탄소세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세금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우리 집의 경우, 관세청에 계좌가 등록되어 있던 남편과 아이의 몫은 남편의 계좌로, 그렇지 않았던 나는 쿠폰으로 받았는데, 이 쿠폰은 슈퍼마켓을 포함한 여러 지정된 업체에서 현금처럼 쓰거나 계좌로 이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나는 가까운 우체국 계좌로 이체했는데, 번거롭지 않고 처리도 빨랐다.
시민 살리기 프로젝트는 여러 방향으로 계속되고 있다. 빈 정부도 형편이 더 어려운 가구에 각각 500유로, 200유로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엔나 에너지 보너스 22(Wiener Energiebonus 22)' 등 취약 계층을 더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정부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를 공급하는 회사에 다음 해 봄까지 일반 가구에 요금 미납을 이유로 공급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두텁게 지원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미납을 하는 상황이 오는 경우 난방이 끊기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를 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지지 않도록 설계하는 자세에 대해 감탄이 나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