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보건의료단체 회원들 "방사능 위험, 노후원전 연장 중단을"

한수원 '고리2호기 연장 강행'에 울산에선 반대 기자회견 잇따라

등록 2022.11.24 15:21수정 2022.11.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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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보건의료단체 회원들이 24일 오후 1시 30분울산광역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울산지역 보건의료단체 회원들이 24일 오후 1시 30분울산광역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박석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 여론에도 고리2호기 등 노후원전 수명 연장을 강행하려 하자 시민사회의 반박 역시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수명연장 강행의 일환으로 '고리2호기 계속운전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첫 주민공청회'를 23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한수원 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공청회장을 막아서면서 무산됐다. 

공청회가 열린 23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과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탈핵단체들은 공청회장 앞에서 고리2호기 수명 연장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24일에는 울산지역 각계에서 잇따라 노후원전 반대 기자회견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4일 오후 1시 30분 울산광역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울산지부⸱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울산지부,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울산대학교병원분회, 보건의료노조(동강병원지부․울산병원지부), 평화와건강을위한울산의사회 등으로 구성된 '탈핵과 건강한 사회를 염원하는 울산지역 보건의료단체 회원 일동'의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울산 보건의료단체 회원들은 "우리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보건의료인"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어 "환자들이 있는 현장을 잠시 떠나 지금 이곳에 서 있는 것은, 우리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반대하고, 정부에게 핵발전소를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문가 연구와 국회의원 자료 파악에 따르면 고장이 잦고 수시로 멈추는, 수명이 다 된 노후핵발소를 연장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꼼수를 부렸다"며 "마감 5년 전부터 할 수 있었던 수명연장 신청기한을 10년 전으로 규정을 바꿔 임기 내에 총 18개의 핵발전소를 연장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수원은 고리2호기뿐만 아니라 고리3호기, 4호기도 수명 연장을 신청했고, 앞으로 줄줄이 노후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이 기다리고 있다"며 "방사능은 그것이 저준위이든 고준위이든 우리 몸의 DNA결합을 끊어 세포를 파괴하며, 방사능의 위험을 잘 알고 있는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건강을 해치는 노후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구 110만 도시인 울산은 시청 반경 30km 이내에 16기의 핵발전소가 있고, 인근에 활성단층이 62개나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주하는 곳"이라며 "또 핵발전소 최인접 지역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방사능 피폭의 위험에 노출돼 갑상선 암 등 여러 가지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후된 핵발전소를, 심지어 제대로 된 안전 검증도 없이 엉터리로 수명 연장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부와 한수원은 폐쇄적이고 일방적이며 형식적인 고리2호기 수명 연장 절차를 단장 중단하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울산 진보4당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민주적인 절차 무시"

울산지역 진보4당(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도 이날 오전 11시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리2호기 수명연장은 울산과 부산시민,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핵발전소 운영과 관련, 정보의 통제로 투명성이 전혀 담보되지 못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와 한수원은 원전에 대한 원천기술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국민들을 상대로 혹세무민하며 원전 수출 강국이 될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핵발전소를 멈추는 것이 미래세대에게 그나마 도덕적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울산 진보4당은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한수원은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시도를 당장 멈춰라"고 요구했다.
#울산 원전 노후핵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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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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