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정반대인 엄마와의 일상, 한컷에 담았습니다

[책이 나왔습니다] 불혹에 시작한 한컷툰 에세이 <주말 모녀>

등록 2022.12.05 09:48수정 2022.12.05 10:15
0
원고료로 응원
 주말모녀 책
주말모녀 책AMIGA 출판사

왜 그럴까요? 재미있는 상황, 일상의 독특한 경험을 남들과 나누고 싶다는 열망. 나만 보기 아까워하는 마음은 콘텐츠 제작자의 마음이랄까요?

일상의 재미있는 경험을 짧은 글만으로 기록한 전자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봤던 한 순간, 그 장면을 독자들도 본다면 훨씬 공감을 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그림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그냥 웹툰 작가들이 부럽고 대단하다 느끼기만 할 뿐, 뭘 어떻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종이에다 끄적거린 걸 스캔해서 포토샵에서 색칠을 해본 적은 있지만 조금 더 쉽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샀습니다. 첫 콘텐츠는 엄마와의 일상. 네 명의 자식이 있다면 각자 다른 성향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의 성향이 비슷하다면 트러블은 줄어들겠죠. 불행히 저와 엄마의 성향은 정반대였습니다.

뭐든 '이겨낼 수 있다' 주의의 스파르타식 마인드의 엄마와 '힘들면 쉬어야지' 마인드의 딸. 아침, 저녁 풀떼기 위주의 식단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엄마와 운동은 좋아하는 걸 먹기 위해 하는 거라며 커피와 맥주를 즐기는 딸. 라이프 스타일도 마인드도 너무 달라 그 성향 차이에서 보이는 재미진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그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극강의 효율주의자였던 저는 4컷 만화를 그릴까 고민했습니다. '인스타 툰으로 시작한 거니까 너무 길면 안 되고, 글도 좀 들어가야 하니까 짧을수록 좋지 않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 '그냥 과감하게 한컷툰 에세이로 가볼까?'라는 결론에 가까워졌습니다. 수채화나 예쁜 그림과 글이 함께 들어간 책은 많지만 한컷툰이랑 글이 같이 들어간 책은 잘 못 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재미있는 웹툰과 글이 함께 들어간 책은 꽤 있죠. 그래도 '한컷툰'이라는 시그니처가 마음에 들어 한컷툰 에세이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부족한 그림 실력을 몇 컷으로 담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상징적인 장면을 하나 넣고 부수적인 설명을 글로 하면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2년이 넘어간 기록
 
 주말모녀책
주말모녀책AMIGA 출판사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한 한컷툰은 띄엄띄엄 그려졌습니다. 에피소드는 그때 그때 핸드폰에 저장해두고 시간이 날 때 그리면서 완성해갔습니다. 가끔씩 블로그나 브런치에 올렸을 때 본인의 엄마와 비슷한 분들이 반응을 해주더라고요. 그 시대를 경험한 60대 엄마를 둔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기록을 하면서 다른 성향에 대한 이해보다는 그 시대를 살고 자식 넷을 키워낸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니 더 잘 이해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엄마를 엄마가 아닌, 60대 여성으로 보니 더 객관화가 되었달까요? 뭐 그렇다고 성향의 갭이 메워지는 건 아닙니다만, 하하.  

그렇게 30꼭지를 넘어갈 무렵, <오마이뉴스>에 연재를 해볼까 해서 한 3회 정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목이 <엄마와의 대화>였는데 기자님이 한컷툰 에세이를 읽고서는 <주말 모녀>가 더 어울린다는 쪽지를 주셨습니다.


저는 바로 제목을 <주말 모녀>로 바꿨지요. 조카를 보러 평일에는 집을 비우는 엄마가 주말에만 오기 때문에 생기는 에피소드가 꽤 많았거든요.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자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은 50꼭지를 채워 <주말 모녀>라는 제목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땅따먹기는 먼저 땅을 찜한 사람이 임자입니다. 그래서 한컷툰 에세이를 찜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그림 실력이지만 한 컷에 어떤 장면을 담아야 글이 좀 더 생동감있고 재미있게 전달될까를 고민하는 작업은 한컷툰과 기록을 좋아하는 저에게 적합한 작업입니다.

한컷툰 에세이이기 때문에 쉽게 읽히고 짧은 시간에 완독이 가능합니다. 엄마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으면서도 할 말은 하고 또 때로는 부악거리기도 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엄마와 너무 다른 성향으로 끌어오르는 감정을 콘텐츠로 분출해보고 싶은 여성분들, 함께 뚱땅거려 볼까요?
#불혹의에세이 #한컷툰에세이 #책이나왔습니다 #책출간 #주말모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옷경영 코치. 실패와 낭비를 줄이는 주체적 옷입기 <선순환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노트] 쇼핑 오답 노트 / 영화 4줄 리뷰 노트 / 작심삼글 글쓰기 노트


AD

AD

AD

인기기사

  1. 1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2. 2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3. 3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4. 4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5. 5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