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전국 언론노조 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언론노조 제공
- MBC, YTN 민영화 얘기가 계속 나오잖아요. 특히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박성중)는 공공연히 'MBC는 민주노총에 의한 노영방송'이란 얘기를 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저는 이 사람들의 오래된 국정 철학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보수 세력이 민영화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자유가 확장된다'고 하는데 그것이 가진 사람들의 자유를 넓힐지는 몰라도 대다수 시민과 노동자들은 그 속에서 오히려 속박 당하고 겁박 당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특히 공영방송과 공영 언론은 언론사라는 특징 때문에 그 공공성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여론 시장, 미디어 시장을 한번 보세요. 이미 통신 재벌들 다 들어와 있고 해외 거대자본들이 OTT를 기반으로 다 들어와 있습니다. 특히 보도 영역에 있어선 이명박 정부 때 조중동 족벌신문에 방송까지 쥐어줬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론 시장이 엉망이 됐죠.
그런데 남아 있는 공영방송마저 민영화시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것은 그냥 민영화 논란이 아니라 국민 생존권에 관련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계속 죽어 나가고 있고 1년에 몇천 명씩 죽고 있는 산업재해가 재앙적 수준입니다. 재벌 언론사, 재벌 방송 생기면 그런 일들이 똑바로 보도되겠어요? 이건 심각한 문제죠. 그래서 이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국민의힘 비대위원인 김상훈 의원은 11월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MBC 광고주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는데.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어디에 광고를 할지 말지는 기업이 알아서 결정해야지 외부에서 정치적 압력 넣는 행위는 상식을 벗어난 행위죠. 1974년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 아시죠. 그게 일종의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광고 탄압이었잖아요. 그때부터 우리가 잘 아는 자유 언론 실천 선언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투쟁에 불이 붙었거든요.
이런 식으로 불붙이면 이게 정말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어요. 이렇게 노골적이고 무식하게 마음에 안 드는 언론사 때려잡겠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죠. 근데 시대착오적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한테 전혀 도움이 안 돼요. 지금 윤석열 정부 탄압받는 언론사라는 이미지가 MBC에 각인이 되면서 월드컵 시청률이 치솟고 오히려 국민적 주목도를 더 높이고 있어요. 정반대의 역효과를 낳고 정치적으로도 대단히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거예요."
-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중단한 건 어떻게 보세요?
"중단하고 싶었던 상황에서 MBC와의 갈등을 핑계 삼아서 중단했다고 봅니다. 그전부터 사실은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그것들이 정치적 부담으로 계속 작용했잖아요.
대통령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핵심적인 이유가 언론과의 소통 강화였단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어느 날 정치적 부담이 큰 도어스태핑 중단할 수 없었는데 '잘 됐다. 이 기회에 MBC 건도 있고 하니까 그냥 중단하자'라고 한 것 같아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뺨 맞았으니까 운다'라는 거죠."
- <더탐사>가 한동훈 법무부장관 집 앞에 취재한 게 논란인데, 이런 어떻게 보시나요?
"언론은 진영의 이익이 아니라 언론 존재 목적 자체를 실현하는 게 목적이어야 해요. 근데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느 순간 '가로세로연구소' 같은 사람도 생겨나고,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인터넷 방송해서 코인 모으는 유사 미디어들이 너무 많이 늘어났잖아요.
그래서 권력을 견제하는 날카로운 질문, 또 권력의 이면에 숨겨진 사실들을 추적하는 게 아니라, 음모론에 미세한 조각을 가지고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하는 게 돈벌이가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것이 각 진영의 지지자들의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언론은 사실을 보도해서 권력 견제하는 게 본령인데, 그게 아니라 자신이 지지하는 방향의 정당이나 정치 세력의 정치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 내지는 합리적 추론에 의해서 설명될 수 없는 것까지도 마구 던져도 된다는 인식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것이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고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행태는 저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는 좌우를 막론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이고요."
- 유튜브가 언론 환경을 좋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유튜브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개인들이 여과 없이 자기 의사 밝힐 수단들이 많아졌잖아요. 그게 일면 모든 사람이 거리낌 없이 발언할 수 있는 측면, 표현의 자유의 확대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질적으로 표현의 자유의 수준을 높이느냐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대목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게 양적으로 확대가 될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허위 정보의 유통량도 똑같이 늘어났거든요. 그것들이 노벨평화상 수상한 필리핀 기자 마리아 레사도 그랬지만 그런 문화를 기반으로 정치권력이 자기 자신들에 대해서 불편한 취재나 사실들을 폭로하는 언론인들을 겁박하고 협박하는 수단으로 그걸 써요. 군중들을 동원하는 거죠. 트럼프가 그렇게 했잖아요. 미국 의회 점거한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유튜버들의 방송들을 보고 다 뛰어 들어온 거 아닙니까.
저는 한국 사회가 유사하게 가고 있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에 정확하게 뿌리 내린 정론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언론 자체는 권력과의 대척점에서 어떤 권력이든 자기의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권력이 들어섰을 때는 그 권력을 냉정하게 감시하고 비판하는 본령을 지켜야 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 기본적으로 권력이 감추고자 하는 이면을 드러내고, 사회적 강자들이 감추고자 하는 이면 드러내고 그런 취지 활동하면서 사회를 조금씩 진보시키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지 '우리는 진보야!' 선언하고 혹은 '우리는 보수야!' 선언하고 그 정치적 집단의 이익 위해서 언론 활용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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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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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MBC 때리기... '바보짓'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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