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꿈꾸는 열여덟 문학 소년

예산고 2학년 이정훈군 충남청소년문학상 금상... "관심 소재는 고향"

등록 2022.12.12 14:41수정 2022.12.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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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의 환한 미소가 닮았다. ⓒ <무한정보> 황동환


예산고등학교(충남 예산군 소재) 2학년 이정훈(18) 군이 예비작가들의 등용문인 '제6회 충남청소년문학상'에서 시 부문 '금상'을 차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상작은 '요즘 예산, 청춘'이다.


'우리는 누구인가/생기를 잃고 저물어가는/번듯하게 들어선 새 건물보다/거미줄과 먼지 냄새가 어울리는/해묵고 빛바랜 오래된 풍경 속에서/거기서 나고 자란 청춘들(중략…)/청춘들은 열정을 쏟아내고/무너져가는 담벼락 아래/피어난 납작한 풀꽃들처럼/우리의 아침은 오고 있음을/누군가 찾아와 요즘 예산/하고 물으면/동네의 마지막 풀꽃을 꺾어 보여드리리'

고향에서 꽃처럼 빛나는 청춘의 모습을 그려내 울림을 줬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썼던 일기를 다 갖고 있다. 요즘은 매일 일기를 쓰지 않지만, 인상 깊었던 내용을 수시로 메모하고 수필형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며 "지금도 글을 잘 쓰는 편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글을 쓰는 과정에서 풀어내는 방식이 재밌다"고 설명했다. 조근조근 입을 떼는 모습이 영락없는 문학소년이다.

롤모델은 윤동주·이상·백석 시인을 꼽았다. 어려서부터 좋아한 윤동주 시에 대해 이 군은 "스스로에게 솔직한 면이 드러나 있고, 기교가 많지 않음에도 울림이 잘 전달되는 것이 좋았다"고, 이상 시인에 대해서는 "시도 좋지만, 수필이 매력적이다. 도회지에서 살다가 산촌으로 떠난 내용을 담은 수필 '산촌여정'의 남다른 표현력을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백석 시인에 대해서는 "고향인 북한의 사투리를 잘 썼던 특징있는 시인이다. 고향을 매개로 쓴 작품이 많고, 매력적"이라고 해석했다. 

수상작인 '요즘 예산, 청춘'도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천년 고도 예산이 황혼에 접어들며 쇠락해가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희망을 잃지 말고 꿋꿋이 살아가자는 의지를 담은 내용"이라며 자신이 관심을 두는 소재도 '고향'이라고 강조했다. 늘 고향에 대한 각별한 생각, 특히 예산시장에서 할머니와의 추억이 많다며 "옛날 예산에 대한 향수, 감각을 또래 친구들보다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훈군의 필명은 흐를 유, 넘을 월 '유월'이다. 전업작가가 꿈일 거라 생각했지만 "대학은 경찰행정학과 진학을 희망"한단다. "경찰은 범인을 잡는 사람인데, 그러기 위해 평범한 사람으로 남아서는 안 되듯, 문학도 나에게는 그런 의미다. 다양한 삶을 체험하는 동시에 내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은 바람이 있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를 학교에서 지도하고 있는 노재준 교사는 "문학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통찰력인데, 정훈군은 동일한 사건·사물·사람을 보더라도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지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시를 쓸 때 필요한 자질을 갖췄다"며 "3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문학적 재능을 보인 학생은 정훈군이 처음이다. 촉망받는 작가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대학입시 성과만 홍보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예술적 감수성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한데, 정훈군의 수상 소식이 학생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충남도교육청이 주최하는 '충남청소년문학상'은 청소년들의 극작재능 발굴과 창작역량을 키우기 위해 중·고등부별 △시(동시) △소설(동화) △산문(수필) △극(희곡·시나리오) 4개 부분으로 치러진다. 8~9월 응모기간을 거쳐 11월 22일 시상식을 가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충남청소년문학상 #예비작가 #이정훈 #예산고등학교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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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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