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후퇴하는 한국 인권상황, 국제사회는 어떤 권고를 내릴 것인가

[참여연대사전] UPR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

등록 2023.01.03 09:30수정 2023.01.03 09:30
0
원고료로 응원
a

참여연대사전 : UPR ⓒ 참여사회

 
UPR (Universal Periodic Review) 2006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인권이사회로 격상되면서 도입된 핵심 인권감시 체계 중 하나로, 193개 유엔 회원국들은 2008년부터 4년 6개월마다 각국의 인권상황을 상호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권고해왔다. 2022년 11월부터 4차 회기(2022년~2027년)가 시작되었고, 한국 정부도 2023년 1월 26일 제4차 심의를 받게 된다. UPR 심의는 검토대상국이 준비한 '국가보고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서 작성한 '유엔 정보 보고서', 그리고 시민사회와 국가인권기구 등이 제출한 보고서를 정리한 '이해관계자 보고서'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준비한 구두 발언에 앞서 참담한 심정으로 한국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인권 이슈인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이하 UPR) 프리세션(Pre-session)에 인권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참여해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으로 구두 발언을 시작했다. 이번 프리세션은 2023년 1월 26일로 예정된 한국 정부의 4차 UPR 본 심의를 위한 사전 검토 자리다. 이에 앞서 한국의 416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지난 여름(7/14)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에 대한 평가와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우리는 이번 프리세션 준비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반복적인 권고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한국의 인권 문제를 다시금 확인했다. 대표적인 예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UPR을 비롯해 유엔의 여러 인권조약기구들의 계속된 권고에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사형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1997년 이후 2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de facto) 사형제 폐지국'이지만 사형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은 분단국가라는 이유를 앞세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한편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외국인보호소에서는 '새우 꺾기'와 같은 고문이 자행되고 있으며, 비닐하우스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동사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지만 난민인정률은 여전히 낮고, 처우 또한 열악하다. 매년 아동학대 사례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아동보호 체계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정부는 국제인권규범에 반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도 시도하고 있다.

생계를 비관한 비극적인 죽음이 이어지지만 복지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노인 돌봄의 국가책임은 부실하며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은 낮고, 사각지대는 광범위하다. 정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공공연히 침해하고 있으며, 고시원·쪽방·반지하 등 주거빈곤층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오히려 삭감했다.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살고자 하는 장애인들의 바람과는 달리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여성은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지만 정부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집회 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후퇴했다. 대통령 관저뿐만 아니라 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지방정부에서는 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고, 교육과정 개편과정에서 '성평등'과 '성소수자'를 삭제하는 등 국제인권 기준과는 상반되는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UPR은 한국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참여연대를 포함한 시민사회가 국내외 각국 대사관을 대상으로 한국의 인권상황을 알리고 필요한 권고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이유다. 급격히 후퇴하고 있는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떤 권고를 내릴까?
덧붙이는 글 글 전은경 정책기획국 활동가. 이 글은 참여연대 소식지 <월간참여사회> 2023년 1-2월호에 실립니다. 참여연대 회원가입 02-723-4251
#참여연대 #참여사회 #UPR #참여연대사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참여연대가 1995년부터 발행한 시민사회 정론지입니다. 올바른 시민사회 여론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다... 부동산 시장서 벌어지는 일들
  2. 2 민주당 180석 맞힌 '엄문어' "이대로면 국힘 승리, 다만..."
  3. 3 윤석열-한동훈의 진심... 총선 후 더 큰 충격 온다
  4. 4 외국 언론이 본 윤 정권의 약점... 이 기사를 제대로 읽는 방법
  5. 5 다섯 개의 칼 휘두르는 윤석열의 동지들... 변수는 '2인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