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첫 공판이 열린 2022년 1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정영학 회계사가 재판을 떠나며 가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희훈
<오마이뉴스>는 <뉴스타파>로부터 이날 공개할 녹취록을 제공받아 그중 300페이지를 먼저 살펴봤다. 봉 기자의 말이 어떤 뜻인지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그 안에는 대장동 일당이 검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그들에게 검찰은 "우리 힘의 근원"이었다. 그 근원을 작동시키는 중심에 김만배가 있었다.
그들에게 김만배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당시 수원지검장)과 정말 친한 사이였고, 윤갑근 전 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과 잘 통하는 사람이기도 했다(앞서 윤 전 고검장은 <뉴스타파>를 통해 "김만배 기자를 알지만, 성남지청장일 때 만난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일당에게 김만배는 "검찰 쪽 그만한 인맥이 없는, 서운하게 하지말고 잘 케어해야"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합류한 정황에 대해 이들은 이렇게 알고 있었다.
"만배형이 처음으로 정(진상) 실장한테 대장동 얘기를 했대요. 내가 왜 와서 여기에 이 싸움에 이렇게 깊이 개입을 했는지 알지 않느냐? 그래서, 알고 있습니다. 박영수 고검장 부르셔서, 남 변호사 일 좀 도와주라고, 그래서 내가 왔는데..."
그러나 녹취록에서 이들이 정작 '신의 한 수'로 꼽은 이는 따로 있었다. 박 전 특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재식 변호사였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별검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대표 변호사로 재직했던 법무법인 강남 소속으로 박 전 특검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의 변호를 맡았던 이다. 그 역시 검사 출신이다.
다음은 위와 관련한 녹취를 정리한 것이다.
[2012년 8월 18일 오후 1시 19분]
남욱과 정영학의 통화 "김수남 검사장하고 완전 깜(..)이야"
남욱 "토요일날 아침에 쉬시지도 못하고, (김만배에게) 그랬더니, '야 임마 급하다고 달달달달 볶았잖아, 임마, 니가.' 하하하하."
정영학 "하하하하. 아, 원래 그쪽하고 좀 친하신 사이?"
남욱 "김수남 검사장하고 정말 친하대요."
정영학 "김만배 기자님이요?"
남욱 "예예예예. 성준이형(배성준 기자)도 야, 수원 일은 이제 만배형한테 얘기해. 김수남 검사장하고 완전 깜(..)이야. 하하하."
(중략)
남욱 "(김만배가) 다음 주에 한 번 들어가실 것 같아요. 윤갑근 차장 만나러."
정영학 "오케이. 오케이. 예, 알겠습니다."
(중략)
정영학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있는데 다 가만히 놔두겠습니까. 틀림없이 동원, 힘쓰겠죠. 하여튼 다행입니다. 하여튼 우리 힘의 근원이 있어서."
남욱 "예, 저희가 검찰은 붙잡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