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설을 맞아 가게와 상점마다 꽃나무로 장식을 한다
이나영
지난 몇 년은 코로나로 인해 설풍경이 조금 조용하고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였다. 올해는 유난히 거리에 활기가 돌고 꽃시장의 풍경도 더없이 화려하다. 한국은 올해 토끼해지만, 베트남에서는 토끼해가 없고 대신 고양이해라고 한다. 음력설을 지내는 것도, 십이간지로 매년 동물이 주인공인 것도 한국과 같은데 토끼대신 고양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설이 오기 전 집안 곳곳을 대청소하고 문이나 창틀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설을 기다린다. 한 해 동안 있었던 모든 불운을 걷어내는 의미라고 한다. 그리고 설날인 음력 1월 1일에는 아무나 집에 들이지 않고, 복을 줄 수 있는 귀한 손님만 초대하고, 부정적인 말은 삼가며 돈을 빌리지도 않는 등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에 온 정성을 다 기울이는 편이다.
베트남에 손님처럼 살고 있는 한국 사람으로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의 수가 공식적으로는 15만명을 넘는다고 한다(2021년 재외동포 현황 기준). 베트남 젊은이들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고,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이 나라에서, 한국인은 새해 첫 날 초대하고 싶은 손님의 이미지일까.
설이 되니 우리의 명절과 비슷하기도 한 이나라 사람들의 들뜬 모습에 덕이 많고 복을 가져다 줄 것처럼 보이는 좋은 손님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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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 나무가 노랗게... 설에 진심인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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