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충봉아부패병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토종꿀벌. 말벌을 벌통 안으로 유인하여 동그랗게 감싼 뒤에 쪄 죽인다.
이상헌
허들링은 토종(재래)꿀벌이 말벌과 같은 천적을 퇴치할 때 사용하는 전술이기도 하다. 재래꿀벌은 정찰병 말벌을 벌통 안으로 유인한 뒤에, 수백 마리가 경단(봉구)처럼 감싼 뒤에 날개를 진동시켜 온도를 높인다. 결국 뜨거운 찜질방에 갇힌 말벌은 열사병으로 타 죽는다.
한편, 양봉(서양)꿀벌은 말벌을 당해낼 수 없기에 집단이 전멸에 이르기도 한다. 토종꿀벌은 오랜 진화과정을 거쳐 말벌에 대한 저항력이 생겼으나 서양꿀벌이 우리나라 정착한 것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포옹없는 말벌은 겨울을 나지 못하고
성충 말벌은 나무 수액이나 꽃꿀을 마시지만 애벌레는 고기를 먹고 자란다. 꿀벌 뿐 아니라 다른 말벌집을 약탈하여 유충을 잡아다가 새끼에게 먹인다. 양봉농가의 미움을 받지만 생태계의 균형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나비류 애벌레와 구더기 같은 여러 해충의 조절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며 장수말벌은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를 사냥한다.

▲장수말벌. 생태계의 조절자로서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의 천적.
이상헌
말벌 무리는 겨울을 나지 못한다. 늦가을이면 일벌들은 잘 키우던 유충을 둥지 밖으로 내다 버리고 같이 일하던 자매도 물어 죽여서 내동댕이 치며 여왕벌도 쫓김을 당해 굶어죽게 만든다. 살아남는 것은 다음해의 신여왕이 될 후보 뿐이다. 새여왕은 썩은 나무 속에서 월동하고 이듬해 봄이 찾아오면 활동을 시작하여 한살이가 돌아간다.
야외에서 말벌집을 보면 손에 든 물건을 던지거나하여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말벌에게 한 방 쏘이면 사나흘 정도는 통증이 지속되며 건장한 사람도 많이 찔리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곤충 세상의 무서운 포식자이지만 사람을 당해낼 수는 없다. 말벌집을 털어서 노봉방(露蜂房) 술을 담그기 위해서인데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해소와 천식에 효과가 있다고 적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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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꿀벌은 매서운 겨울을 이렇게 극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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