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서울 강북구 수유마을시장 '작은도서관'에서 한 이용자가 책을 들춰보고 있다.
유성호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는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서 사회적 인프라 개념을 소개한다. 사회적 자본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네트워크를 가늠하는 개념이라면, 사회적 인프라는 사회적 자본이 발달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짓는 물리적 환경이다. 그중 도서관, 학교, 놀이터, 공원 등과 같은 공공시설은 필수적인 사회적 인프라 사례로 언급된다.
특히 도서관은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대표적인 인프라다. 하지만 사회적 인프라라는 개념은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 도서관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할까? 나아가 관계의 정도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정량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적으로도 도서관이 단순히 책만 빌려보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필자는 스스로를 도서관의 최대 수혜자라고 생각한다. 대학 도서관뿐만 아니라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까지 도서를 '영끌'해 빌려놓고 여러 책을 돌려 본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볼 때면, 건너편 자리에 앉은 이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슬쩍 보기도 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의 영역도 넓히게 되고 평소 관심 가지지 않았던 주제에 관해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뿐인가. 도서관에서는 독서 모임, 작가와의 만남, 동화 구연, 글쓰기 강연, 지역 아카이빙 모임 등 각종 문화 행사와 참여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지식을 공유하고 생산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도서관에서는 연령·성별·직업·거주지 등의 사회적 구분이 사라진다. 우리는 평소 사회적 환경에 따라 특정 계층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도서관에선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을 접촉한다. 굳이 활동을 공유하거나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상호 신뢰감이 쌓일 기회가 생겨나는 것이다. 따라서 도서관은 서로의 존재에 대한 불필요한 긴장감과 불안함을 완화하는 완충지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도서관 내 접촉이 도서관 바깥에서 이뤄지는 사회활동과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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