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석탑2019년, 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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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천 원권 지폐 앞면에는 퇴계 이황(1501~1570)의 초상화가 있다. 그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조선 성리학 발달의 기초를 형성한 유학자이다. 이황의 저서로는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방책'이란 뜻의 <활인심방>이 있는데, 건강과 장수의 비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서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성인은 병들기 전에 다스리고 의원은 병이 난 후에 고치는 것이니, 전자를 치심(治心) 또는 수양이라 하고 후자를 약이(藥餌;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물과 음식)라 한다. 다스리는 법이 이와 같이 두 가지이나 병의 근원은 하나이니 모두가 마음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 마음이 고요하면 모든 일에 태연하고 맥박이 활발하나 고요치 못하면 기혈의 흐름이 고르지 못하고 탁하여 백병(百病)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성품이 고요하면 정(情)은 평안해지고 마음이 산란하면 정신이 피로하나니 참됨을 지키면 뜻이 만족한다. 여러 가지 복잡하게 추구하면 생각이 복잡하여 정신이 산란하고 정신이 산란하면 기가 흩어져 병이 들고 죽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활인심방>에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치심)과 건강 체조 등 다양한 건강 유지 비결을 소개하고 있는데, 보양 음식에 관한 부분도 있다.
보양 음식 8가지 중 서여주, 산서죽, 산서면이 모두 '마'로 만든 것으로, 그만큼 이황은 마를 최고의 보약으로 여기고 즐겨 먹었다. 서여주는 마를 넣어 빚은 약용주, 산서죽은 마로 만든 죽, 산서면은 마로 만든 국수이다.
서여는 산에서 나는 약으로, 맛이 달고 독성이 없으며 오장의 열을 없애 음(陰)을 보해준다. 허한 사람, 기운이 없고 여윈 사람에게 좋다. 서여주를 오래 마시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몸이 거뜬해지며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하고 배고픈 것을 모른다고 활인심방에서 소개한다.
산서면은 마를 캐어 얇게 썰어 말린 뒤 곱게 빻아 체로 걸러서 국수를 만든다. 여기에 우유와 꿀을 섞어 먹으면 정력을 충실하게 해준다.
다음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필름 기록물로, 우리가 지폐에서 보았던 이황의 초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