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김상순 이레노인주간보호센터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집중이 오로지 어르신들에게 향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늘 체험하신 일들과 별개로 세부적인 일들이 정말 많다. 보호사들은 목욕부터 소·대변 관리까지 모두 한다. 내 부모님이라 생각해도 힘든 일들이지만 누구하나 내색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행동의 위험도가 낮아지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지만 연로한 어르신들은 세월에 따라 더욱 높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꾸준한 관리가 지속된다면 치매를 포함한 각종 증상을 최대한 완화시킬 수 있다"며 "센터에 방문한 어르신 중 치매를 6~7년 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 사실 치매라는 병이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지만 꾸준한 관리를 받으면 완화 및 지연되는 것을 두 눈으로 매일 확인한다. 그만큼 어르신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주간보호센터 생활에 있어 항상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김상순 센터장은 이번 점심시간을 포함해 개선 점을 항상 주목한다. 그녀는 "이전 점심시간은 1층 급식실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2층과 1층을 오가는 불편함과 사고 위험이 있어 지금은 앉은 자리에서 음식을 배부한다. 우리가 조금 더 불편하고 힘들면 된다. 매일 위험요소를 배제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개선점을 항상 찾는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사회복지사가 한 달 과정 프로그램을 미리 구상하면 그에 맞춰 요양보호사들이 움직인다. 역동적인 활동도 좋지만 무엇보다 어르신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김상순 센터장은 강조했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식사를 하고 계신 1944년생 올해로 산수(傘壽)를 맞은 김옥분(가명) 할머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상순 센터장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3~4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의 특이한 점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은 정확하게 기억하지만 최근 기억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김 할머니 옆에 앉아 간단한 인사를 나누니 친할머니를 마주한 듯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일상 대화는 무리가 없어 보였던 김 할머니는 여느 할머니와 다를 게 없었다.
여느 부모님들처럼 자식 자랑이 한창인 김 할머니는 오늘이 며칠인지, 자신의 나이가 몇 살인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식들 나이를 여쭈니 정확하게 올해 나이를 맞췄다. 그리고 곧 있을 설날을 맞아 자식들에게 해줄 음식을 차릴 생각에 들떴다. 손주들에게 줄 용돈과 시장으로 나가 장을 볼 계획까지 꽤 세세하게 계획을 말해주었다.
정작 본인의 나이는 잊었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치매도 어찌할 수 없어 보였다. 김 할머니는 "내가 가장 잘하는 명절 음식이 산적이다.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그러니 내 힘이 닿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만들어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반세기 이전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어르신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됐다.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 없이 이제 제 몸 하나 가누기도 버겁다. 이런 어르신들을 위해 내 부모, 가족 같은 마음으로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어르신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이 있어 부모를 맡기며 무거운 마음을 가질 자식들의 마음속 짐을 조금은 덜 수 있다.
요양보호사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도입되면서 요양보호사 제도가 시행되었다. 초기에는 인력확보를 위해 누구나 일정기간 소정의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2009년 말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제를 골자로 '노인복지법'을 개정하였다. 이후 2010년 중반부터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바른언론 젊은신문 함양의 대표지역신문 주간함양
공유하기
요양보호사 일일 체험, 한시도 긴장 늦추지 못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