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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이 정치·사회 오염시켜 온 역사 다시 반복할 수도"

시민단체들 '국정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주제로 국회 토론회

등록 2023.02.01 16:33수정 2023.02.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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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와 기동민, 김의겸 등 여러 국회의원들 주최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 윤종은

 
2020년 12월 개정된 국가정보원법에 따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2024년 1월 1일부터 일체의 대공수사를 진행할 수 없으며 모든 수사권한을 경찰로 이관하여야 한다. 국정원법을 개정할 당시, 국정원 내부의 반발과 경찰의 대공수사 능력 한계 등을 이유로 대공수사권의 이관 시점이 3년 유예된 바 있다.

대공수사권의 완전한 이전을 1년 앞둔 시점에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계속 이어가야한다 주장하며 개정된 법률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려 여론을 살피고 있다. 검찰 출신 법조인 대거 중용으로 막강한 검찰 권력을 한쪽 어깨에 올려둔 윤석열 정부가, 이제 국정원까지 다시 과거로 되돌려 무소불위의 정보 권력을 또 다른 한쪽 어깨에 올리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신년 특별사면복권을 통해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주요 인사들을 모두 특별사면복권 시켰으며, 국정원은 이와 같은 대통령과 여당의 응원에 화답하듯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등을 압수수색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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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조지훈 변호사(민변)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윤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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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윤종은

 
수사권 존치와 신원조사 강화 시도

이런 가운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과 신원조사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와 기동민, 김의겸 등 여러 국회의원들 주최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장유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사법센터 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조지훈 변호사(민변)는 '국가정보원의 반개혁적 퇴행에 대한 짧은 검토'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원이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면서 "민주노총 압수·수색 관련 뉴스 기사에서 '국가정보원'이라는 글씨가 찍혀 있는 점퍼 사진이 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의 '신원조사' 관련 문제점에 대해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 과임금지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원조사에 관한 법률 제정, 신원조사 주무기관의 변경, 신원조사 대상의 축소 및 조정, 신원조사 자료의 처리와 폐기, 대상자의 의견제출권 및 열람·정정요청권 보장 등이 필요하다"면서 독일의 사례를 들어 "구체성·명확성이 담보된 새로운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정원의 '수사권' 관련 "윤석열 정부의 국정원 수사권 존치 움직임이 있다"며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된 검사를 중용한다든지 최근 확인된 국정원의 불법수사 행태 등이 이를 입증한다. 윤석열 정부와 국정원은 수십년간 가지고 있던 수사권을 놓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와 여론 몰이 후 국정원법을 다시 재개정하여 정보기관이 우리 정치와 사회를 오염시켜 온 역사를 다시 반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 제한에 직접적이고 밀접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비밀정보기관에 부여해서는 안되며, 신원조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신원조사에 관한 법률'을 새로 제정하고 2024. 1. 1.부터 수사권이 부여되지 않도록 한 현행 국정원법 전부개정법률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국정원을 합헌적으로 되돌리는 의미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2023년 간첩단 사건 관련 언론보도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 1월 한달간 대대적으로 보도된 '방첩 당국(국정원과 경찰)'이 수사 중인 '간첩단' 사건에 대해 '언론의 간첩단 수사 중계' 사안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언론을 이용한 '여론전' 성격이 짙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 '빅카인즈'를 사용해 주요 매체들의 간첩단 사건 관련 보도를 추출했다"며 보도의 주요 문제점으로 "전형적인 '수사기관발' 일방적 보도와 함께 '방첩당국의 의심'까지 중계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근거도 없이 '민주노총 활동은 간첩의 지령' 낙인으로 에스컬레이팅 하는가 하면, 민주노총 압수수색에 대한 대대적 중계보도에도 불구 그 의미와 문제점은 짚지 않은 편파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자극적인 간첩 드라마'처럼 하루에 하나씩 새로운 내용을 공개하기도 하고, 간첩단 보도의 목표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수호'임을 숨기지 않는 부끄러운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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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장유식(민변) 사법센터 소장이 좌장을 맡고 있다. ⓒ 윤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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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김의겸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윤종은

 
국가안보를 위한 엘리트 정보기관으로 거듭나야

이어진 토론에는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 장동엽 참여연대 간사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국정원의 인력 규모와 예산 및 정보 업무 범위의 축소, 기관 분리를 통해 정보 업무 기능을 분산, 보안업무 기획조정권한과 정보예산편성권한 이관, 법관의 신원조회 사법부 주관, 국정원이 갖고 있던 사이버보안 권한의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이 끝난 후 기동민 국회의원은 "국가정보원이 보여주는 최근 일련의 움직임들은 시곗바늘을 과거로 돌리고 있다"라며 "국가정보원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하고 거꾸로 흘러가는 국가정보원의 시간을 바르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겸 국회의원은 "국정원법 개정으로 개혁의 첫 발을 어렵게 떼었지만,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주라도 검찰과 국정원이 합동수사팀을 꾸린다는 얘기가 있다"라며 "과거 국정원의 어두웠던 역사를 바로잡고 국가안보를 위한 엘리트 정보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공수사권 이관은 개정 국정원법에 근거해 이뤄져야 하며, 신원조사는 제한적이면서도 극히 필수적인 범위에 한하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토론회 #국정원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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