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역. 라오어와 중국어로 역 이름이 쓰여 있다.
Widerstand
라오스-중국 철도가 개통하기 전까지 라오스는 사실상 철도 없는 나라였습니다. 비엔티안 외곽에서 태국을 잇는 짧은 선로 정도가 전부였죠. 이마저도 라오스가 아닌 태국 철도청에서 대신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유가 있었습니다. 라오스의 경제 사정 때문이죠. 라오스는 농업이 GDP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고용의 80%가 농업에서 창출되는 1차산업 위주의 국가입니다. 당연히 도시화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수도 비엔티안을 제외하고는 대도시라고 말할 곳은 썩 없습니다. 대규모의 철도 건설을 통해 인력이나 물자를 수송하기에는 투자 대비 효용이 적겠죠.
그 정도의 큰 투자를 할 수 없는 국가 재정상의 이유에 더해, 지리와 역사도 라오스의 국토 개발을 가로막는 요인이었습니다. 라오스는 메콩강의 상류를 끼고 있는 국가입니다. 국토가 주로 산지 위주로 구성되어 있죠. 메콩강 하구 델타 지역에 자리잡은 캄보디아 등과는 다른 환경일 수밖에 없습니다. 철도와 도로 건설에 불리하지요.
게다가 라오스는 베트남 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대규모 폭격 대상이 되었습니다. 북베트남이 라오스를 경유해 남베트남에 인력과 물자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미국은 전쟁 당사국이 아닌 라오스에도 막대한 폭격을 가했습니다. 소위 '호치민 루트'에 대한 폭격이었습니다. 미국은 9년 간 평균 7분 30초에 한 번씩 라오스를 공습했고, 인구 400만의 땅에 총 200만t 이상의 폭격을 가했죠.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는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미국이 투하한 폭탄이, 불발탄 발생 비율이 30%에 달하는 집속탄(Cluster Munition)이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라오스에는 여전히 곳곳에서 불발탄 관련 사고가 빈발하고 있고, 전쟁 이후에도 수만 명이 불발탄으로 인해 숨졌습니다. 농토와 거주지의 30% 가까이가 불발탄 오염지대로 지목받고 있어, 도로와 국토 개발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독일까, 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