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10일 오후 문성대학 컨벤션홀에서 성산구민을 대상으로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창원시청
"나중에 시민들이 일 많이 한 시장으로 남도록 해달라."
"시에서 동숙원사업을 해준다고 한 지 5년이 지났다. 주민은 숨 넘어 간다."
"단독주택은 50년째 그대로다. 시장이 더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홍남표 경남 창원특례시장이 10일 오후 문성대학 컨벤션홀에서 성산구민을 대상으로 연 '시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주민들이 갖가지 민원을 호소하면서 한 말이다. 홍 시장은 지난 1일 의창구에 이어 두 번째로 시민과의 대화를 했다.
이 자리에는 4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주차장과 파크골프장 확대, 공원 정비, 단독주택 규제 해제, 운동기구 교체, 새 분비물 해결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질의했다.
진행자가 시간 관계로 질의를 줄이려고 하자 주민들은 계속해서 손을 들 정도로 열띤 반응이었다. 홍 시장은 당초 계획을 바꿔 주민들의 질의를 더 받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게 바로 시민과의 대화'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아무개(중앙동)씨는 "중앙동은 전용주거지역인데 옆에는 30층 고층아파트와 오피스텔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주택에 살던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골목은 아파트·오피스텔 사는 사람들의 주차공간이 되다시피 하다"며 "높은 건물로 인해 조망권을 막고 있다. 나중에 시민들이 일 많이 한 시장으로 기억하도록 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홍 시장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대해 용역 중에 있다.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고, 충분히 알겠으며 반영토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른 주민은 "지구단위계획을 하는데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달라. 늙은 도시를 새롭게 만들어 달라"고 질의했고, 이에 홍 시장은 "좋은 의견 고맙다. 지역별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용역 과정에서 공청회를 거칠 것이고,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아무개(반송동)씨는 "반송공원 정비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질의했고, 홍 시장은 "공원에 진입로를 만들고 데크를 놓아 달라는 건데, 지난해 경남도비 신청을 했다가 되지 않았다. 올해 다시 요구를 하고 부족하면 창원시 예산을 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차문제와 가음정공원 개발을 거론한 오아무개(사파동)씨는 "인근에 아파트가 많이 생겨 나면서 주택지의 주차난이 심각하다. 가음정공원 옆에 있는 테니스장과 축구센터 인근 공터를 주차장으로 개발해 달라"고 했다.
구진호 성산구청장은 "사파동성아파트와 반도유보라아파트 사이 공터는 공원 시설로 조성할 수 없고, 주차장을 만들기도 할 수 없다.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가음정공원에는 야자매트를 깔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확실하게 해달라" - "최대한 약속 지키겠다"
김아무개(웅남동)씨는 "웅남동에 국민체육센터를 짓겠다고 한 게 오래됐다. 5년이나 걸렸는데 아직 되지 않고 있다. 사업의 우선 순서를 앞당겨 달라. 주민 상실감이 크고 숨넘어 간다. 확실하게 해달라"고 했다. 이에 홍 시장은 "그곳은 도유지와 시유지 교환 문제가 있고, 투자심사를 해서 시가 했던 약속을 최대한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가음정동에서 왔다고 한 주민은 "100세 시대에 맞게 파크골프장을 더 지어 달라"고 건의했다.
송아무개(안민동)씨는 "1990년대 대단위 쓰레기매립장이 오면서 주민과 했던 합의서가 30년이 걸려 아직도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 지역 환경은 열악하고 공원이나 문화예술, 체육시설은 전무하다. 그래서 파크골프장을 지역에 조성해 달라"고 했다.
또 그는 "안민자연마을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그래서 인근 아파트와 역차별이다. 개발제한구역은 전면해제만이 답이다. 부분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조기에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홍 시장은 "개발제한구역 전면 해제는 확답을 못한다. 최대한 국토부에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아무개(가음정동)씨는 "가음정공원에 있는 배드민턴장을 조속하게 이전에 해달라"고 했다. 이에 홍 시장은 "인근 아파트 주민이 배드민턴장과 관련해 민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인근 부지는 토지 보상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길게 마이크를 잡은 윤아무개씨는 "전용주거지역은 50년째 방치돼 있다. 새로 집을 짓지도 못한다. 인근 아파트와 극심한 양극화로 갈등이 극심하다. 아파트는 10억원 대인데 단독주택은 2~3억원대다. 폐가처럼 돼 간다. 단독주택의 규제를 풀어달라"고 했다.
홍 시장은 "주거지역의 쾌적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래에 필요한 공간은 복합적으로 되어야 한다. 2층으로 묶여 있는 용적률을 상향하는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 용역을 해놓았는데 방안이 나오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변했다.
강아무개(용호동)씨는 "가로수길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도지사관사와 도민의집이 개방되면서 방문객이 늘어났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차량들이 단독주택 골목에 주차를 해서 불편하다. 유휴지를 활용한 주차장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시장 "창원은 한 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홍남표 시장은 인사말을 하면서 "경제가 녹록하지 않다. 마차가 오르막을 오르는데 가만히 있으면 내려온다. 말이 마차를 끌어야 하는데 마차가 말을 끄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각 나라, 도시마다 노력하고 있다. 창원은 한 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건의사항을 해주시고, 시정이 잘못 나가고 있으면 따끔한 질책도 해달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창원경제를 재도약하는 게 첫번째 전략이고, 시민들의 팍팍한 삶을 치유하고 돌보아야 하며, 인구 100만명이 넘는 특례시로 키워 나가야 한다. 또 공간의 재구조화를 하고, 떠나는 청년을 다시 돌아오게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걸 잘하면 창원은 동북아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시정과 관련해 홍 시장은 "정부에 '창원국가산단 2.0'을 신청해 놓았고 오는 2월말경이나 3월초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이밖에 "바이오와 드론, 우주 관련한 새로운 사업 발판을 마련해서 큰 예산이 들어오도록 하겠다", "지난해까지 부채가 1조원 정도되었는데 쓰는 것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서 예산 절감을 해서 4300억 정도 빚을 갚았다", "부서 전체를 조직개편했고,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전했다.
올해 계획과 관련해 홍 시장은 "창원국가산단2.0에 주력하고 있다. 200만평 정도 개발제한구역을 풀어서 할 계획인데 최근에 알아보니 좀 조정이 되는 모양이다"라며 "경남도가 방산부품연구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창원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주발사체 관련 사업이 창원에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군항제를 벚꽃과 방위산업을 연결하고 입체적인 기획을 해 좀 더 체계적인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 "가을에 여는 케이팝·맘프와 아시아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묶어서 외국인들이 창원에 관광하러 오도록 하겠다", "국제학교를 진해에 개교하기 위해 용역에 착수했다"고 소개했다.
홍 시장은 '웅남동 국민체육센터'를 비롯한 성산구 내 각 동별 현안사업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창원시는 세 번째 '시민과의 대화'를 오는 17일 진해구청 대회의실에서 연다. 시민과의 대화 영상은 창원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