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훈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지난 정부의 법무·검찰 개혁 작업에 일정 정도 관여한 사람으로서 평가하기에,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나는 실패했다고 본다."
- 왜 그렇게 평가하는가.
"음... 일단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목표, 즉 검찰 권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등장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볼 때 검찰이 정권을 장악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제도적 개혁은 후반부에 검찰이 두 가지 영역 정도, 부패와 경제 범죄 정도만 수사하는 식으로 법안이 통과되기는 했지만, 현 정부의 시행령 통치를 통해서 어쨌든 검찰이 모든 수사를 하려면 다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달성한 부분이 너무 적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
▲ 문재인정부 검찰개혁 성공이냐 실패냐?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의 대답은? ⓒ 이희훈
- 노력했으나 절반조차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
- 그래도 성과가 있다면?
"지금 국민의 60% 가까이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결국은 권력 기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생겨났다는 점이 성과라면 성과일 수 있겠다. 지금은 법 조문의 '등' 자 해석을 통해 실질적으로는 검찰이 모든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부당한 시행령 통치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검찰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계속 공론의 장에 나오면서 제도적으로 검찰의 수사 영역을 부패와 경제 범죄 정도로 제한한 현재 법이 어떤 기준점이 될 것이다."
- 방금 언급한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과 관련해, 관점을 조금 달리해서 당시(2022년 4월)에는 이미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 취임만 하지 않았지 정권이 넘어간 상황인데, 그때 가서야 법을 그렇게 바꾸는 게 너무 늦은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런 지적에 동의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주도한 분들이 어느 정도 목표를 가졌느냐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문 정권 내부의)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더라. 원래 목표가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범죄) 정도로 줄이는 거였다고. 왜냐하면 해방 이후부터 형성된 긴 사법 제도, 수사 제도를 5년 만에 크게 바꾸는 건 힘들기 때문에,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6대 범죄 정도로 정리하고, 다음 정부에서 다시 좀더 정리하고,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더라. 글쎄 그런데…"
-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가. 처음부터 수사-기소의 좀더 확실한 분리로 목표를 잡았어야 했다?
"그렇다. 결과론적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서, 즉 목표를 100으로 잡으면 50은 달성할 텐데, 목표를 50으로 잡으니까 아예 제대로 못 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되짚어보면 검찰 개혁의 관점에서 지난 정부에서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걸까?
"글쎄... 수위를 그렇게 조절하는 부분은 나와 의견이 다른 건데 그래도 방법론으로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한 2년 동안 적폐 수사를 너무 오래 하니, 검찰 권력이 국민적인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이 생겨버렸다.
또 검찰개혁을 전담하는, 그 일만하는 조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던 게 안타깝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한다고 했는데, 인원 자체가 그걸 할 수 있는 인원이 아니었다. 또한 국민들에게 검찰 개혁을 해나간다고 대외적으로 알리고, 내부적으론 그에 맞춰 나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보였다."
검찰개혁 2라운드의 교훈과 3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