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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리섬, 2023년 경천섬...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 찾아서

하늘에서 본 2009년과 2023년의 낙동강, 어느 강 선택할 것인가?

등록 2023.02.25 20:39수정 2023.02.2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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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주보가 들어서기 전의 낙동강 모습. 가운데 오리섬과 모래톱이 조화로운 아릅다움을 보여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영남의 젖줄이자 핏줄이라 불리는 낙동강.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은 많은 아픔을 간직한 강입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낙동강에 심각한 아픔을 안겼습니다. 엄청난 물리적 변화를 불러일으킨, 강제 성형수술을 통해 낙동강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사업입니다.

기본적으로 낙동강은 내성천과 같은 모래의 강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은 그 모래강 낙동강에서 모래를 모두 걷어내 버린 사업으로 낙동강을 강이 아닌 인공호수 혹은 인공 수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2009년 낙동강과 2023년 낙동강... 오리섬인가, 경천섬인가
 

2009년 4대강 사업 착공 후 만 14년이 흘렀습니다. 그 14년 전의 낙동강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대다수 젊은 세대는 낙동강의 이전 모습을 모릅니다. 낙동강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 모습을 무척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자료를 뒤졌습니다.

그래서 2009년 9월의 항공 사진을 찾았습니다. 귀한 자료입니다. 그 자료에서 14년 전의 낙동강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공개해봅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2023년 2월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 보여주려 합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18일) 낙동강을 찾아 드론으로 14년 전의 바로 그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금부터 공개해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던 강을 잃어버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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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의 낙동강. 산과 강의 모래톱과 들판이 조화를 이룬 생태적으로 완벽한 공간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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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보가 들어선 2023년 2월의 낙동강. 2009년의 낙동강과는 청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생태적으로 완전히 망가진 공간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금부터 공개해봅니다. 우선 낙동강 상류 상주로 갑니다. 상주보가 들어선 바로 그곳입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모래톱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 중심이 된 곳. 주민들로부터 오리섬이라 불리던 곳입니다. 산과 강과 들판이 조화롭게 들어선 곳. 보기에도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보이는 이곳은 생태적으로 완벽한 공간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웠던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놓았는지 보십시오. 2023년 2월의 낙동강 상주보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자연스러운 모래섬 오리섬이 경천섬이란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상주보로 물이 가득 담긴 그곳에 경천섬이 외로이 떠 있습니다.

과연 어느 강이 아름다운가요? 2009년의 낙동강 오리섬인가요? 2023년의 낙동강 경천섬인가요? 생태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2009년의 낙동강을 원하는가요? 아니면 경천섬을 다리로 이어놓은 2023년의 인공의 낙동강을 원하나요? 그 선택은 자명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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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성천이 합수하는 두물머리의 2009년의 낙동강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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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의 낙동강과 병성천의 두물머리. 삭막하기 그지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오리섬 아래 병성천과 만나는 두물머리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모래톱이 너무 아름다운 이곳의 강에 상주보가 들어서서 인공의 호수로 만들어놓은 2023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4대강 사업 이전의 상주 낙동강은 생태성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살아있는 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낙동강은 강이라기보다는 호수에 가깝고 너무나 단조로운 수변공간만 확보하고 있을 뿐입니다. 경북 상주는 너무 아까운 자연 자원을 잃어버렸습니다.

철새들의 울음을 잃어버린 강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낙동강 하구를 빼고 낙동강에서 최대의 철새도래지라 평가받았던 구미 해평습지입니다. 해평습지의 자랑은 모래톱입니다. 드넓은 모래톱에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고니 같은 귀한 새들이 도래하던 곳입니다. 수만 마리의 새들이 해평습지 주변으로 겨우내 머물다 가던 그런 생태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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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잘 발달한 2009년의 해평습지. 낙동강 하구 빼고 낙동강 최대 철새 도래지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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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평 호수가 된 해평습지. 2023년 2월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2009년의 해평습지의 모습입니다. 이곳 역시 하중도가 가운데 있고 그 주변으로 잘 발달한 모래톱이 들어차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웠던 모래강의 모습은 2023년 온데간데없습니다. 가운데 하중도만 덩그러니 놓이고 주변엔 온통 물입니다. 해평습지가 아닌 '해평 호수'라 명명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겨울이지만 철새 하나 보이질 않습니다. 철새들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해평 호수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천 마리의 흑두루미가 도래하던 이곳은 현재는 한 마리의 흑두루미도 찾지 않고 있습니다. 몰 생태적 공간으로 바뀐 해평 호수가 안타까운 이유입니다.

그다음으로 찾은 곳은 구미 공단이 있는 한천 합수부의 낙동강입니다. 이곳의 2009년도의 모습은 역시 모래톱이 아름답게 펼쳐진 모습입니다. 모래의 강과 구미산단의 모습이 서로를 중화시켜주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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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잘 발달한 2009년도 한천 합수부의 낙동강. 모래의 강이 산단의 삭막함을 달래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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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그득한 한천 합수부. 삭막하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산단의 삭막한 모습을 모래강 낙동강이 부드러운 풍경으로 바꾸어주고 있습니다. 이랬던 이곳이 2023년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요? 물만 그득한 인공의 수로의 모습의 낙동강이 그곳에 있습니다. 산단과 나란히 선 그 모습에서 자연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구미산단을 더욱 삭막한 공간으로 만들 뿐입니다.

이렇게 세 곳의 낙동강을 찾아봤습니다. 2009년의 낙동강과 2023년의 낙동강 과연 여러분은 어느 낙동강을 원하시는가요? 모래강 낙동강인가요? 낙동 호수인가요?

낙동강 '오래된 미래'를 되찾아야 하는 네 가지 이유

그 선택은 자명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되돌려야 합니다. 아름다운 모습의 낙동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모래강 낙동강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우선 첫째, 경관적으로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오리섬과 경천섬만 비교해도 답이 나옵니다.

둘째, 수질이 비교되질 않습니다. 1급수 맑은 물이 흘렀던 상주는 지금 여름이면 녹조라테가 창궐하는 강으로 전락합니다.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득실거리는 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셋째,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강이 생명이 사라진 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수천 마리의 흑두루미가 도래하던 곳에 이제 흑두루미 울음소리가 사라진 강으로, 겨울철새들의 그 시끄러운 울음소리가 사라진 삭막한 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넷째, 맑은 공기가 자랑이었던 낙동강이 녹조 독 에어로졸을 걱정해야 하는 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는 낙동강변에 나가는 것조차 위험한 그런 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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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경천대 상류 낙동강. 좌안쪽은 제방이 없는 자연스런 하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산과 강 그리고 들판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모습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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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하기 그지없는 2023년 낙동강. 물만 그득한 공간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 네 가지 문제는 그러나 보의 수문을 열고 낙동강을 흐르게 하는 순간 달라지게 됩니다. 흐름을 되찾은 강은 모래톱을 부활시키고, 그에 따라 수질이 정화되고, 그것은 또 생명을 불러옵니다. 다양한 철새들이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녹조 독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경관을 변화시킵니다. 아름다움을 불러옵니다.

2009년의 낙동강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것은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로부터 비롯할 수 있습니다. 저 2009년의 낙동강을 되찾기 원하신다면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를 원하신다면 목소리를 높여주십시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지금 당장 열라고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을 기록해면서 낙동강 자연성 회복운동을 벌이고 있다.
#낙동강 #4대강사업 #상주보 #해평습지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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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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