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에 경건한 제사 행해지는 까닭

유교에선 중요한 날... 전국 284곳 향교에서 '춘기 석전대제' 열려

등록 2023.03.01 15:35수정 2023.03.0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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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향교 춘기 석전제 오전 10시, 대성전에서 진행되었다. ⓒ 김재근

  
서기 2023년 2월 28일, 음력으로는 2월 9일, 간지(干支)로는 계묘(癸卯)년 갑인(甲寅)월 정사(丁巳)일이다. 유교는 공기(孔紀) 2574년 2월 초 9일로 표기한다. 간지로 첫 번째 정일(丁日)이라 상정일(上丁日) 또는 초정일(初丁日)이라고 부른다.

이날은 성균관과 전국 모든 향교에서 춘기(春期) 석전대제(釋奠大祭)를 지내는 날이다. 석전제(釋奠祭)·석채(釋菜)·상정(上丁)·정제(丁祭)라고도 부른다.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上丁日)에 문묘(文廟)에서 공자(孔子)와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에게 지내는 제사다.


석전의 본래 뜻은 정성스럽게 잘 빚은 술을 받들어 올린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석전대제는 의례와 문묘제례악과 일무(춤)가 어우러진 의식이다.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전국으로 향교는 284개다. 전남도 화순군에는 세 개가 있다. 화순현, 동복현, 능주목이 합하여 그렇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관청에서 운영하던 지방 교육기관이다. 요즘으로 치면 국립 중고등학교라 하겠다. 시설은 성균관과 비슷하다. 대성전에서 제사를 지내고, 명륜당에서 공부했다. 16세 이상의 양반 자제가 대상이었다. 재학 기간에는 군역이 면제되었다. 소과에 합격하면 진사나 생원이 되며, 성균관에 입학할 자격이 부여되었다. 큰 고을은 50명, 작은 고을은 30명이 정원이었다. 화순은 소현(小縣)으로 30명이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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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헌례 초헌례가 진행 중이다. 초헌관은 하성동 하순군의회 의장이 맡았다. ⓒ 김재근

    
대성전에 봉안된 위패는 성균관이나 다른 지역 향교와 비슷하다. 화순향교는 오성(五聖) 4현(四賢) 18현(十八賢)이다.

오성은 대성지성 문성왕(大成至聖 文宣王, 공부자), 복성공(復聖公, 안자), 종성공(宗聖公, 증자), 술성공(述聖公, 자사자), 아성공(亞聖公, 맹자)다. 문선왕은 공자(孔子)의 존호(尊號)로, 당(唐)나라 현종(玄宗)이 추증(追贈)했다.

송조 4현(宋朝四賢)은 성리학의 시조라 할 수 있겠다. 중국 송나라의 주돈이, 정호, 정이, 주희다.


다음은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이다. 신라 2인, 고려 2인, 조선 14인이다. 신라는 설총과 최치원이고, 고려는 안유(안향)와 정몽주이다. 조선은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이이, 성혼, 김장생, 조헌, 김집, 송시열, 송준길, 박세채다.

조선 14현을 보면 무조건 이기고 볼 일이다. 모두 사림의 인물들이다. 이등을 필요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고려말 성리학은 크게 온건파와 급진파로 나뉘었다. 급진파는 정도전이 온건파는 정몽주가 이끌었다.

급진파가 조선을 건국했다. 이들이 조선시대 전기를 주도했다. 관학파 또는 훈구파라고 불렀다. 관악산을 중심으로 대두된 학파여서 그렇고, 세조 이후 공신 세력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료 집단이라서 그리 불렀다.

사림은 온건파의 후예다. 조선 성종 때부터 정계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네 차례 사화를 거쳐 사림 천하를 건설했다. 이들이 밥그릇을 놓고 경쟁하며 붕당을 만들었다. 최후의 승자는 노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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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헌례 일반 기제사와 다른 점이다. 서열과 효율성 때문일 것이다. 공자를 포함한 오성은 세 차례 술잔을 올리지만 나머지 위패에는 한 잔으로 끝낸다. 종헌례와 함께 행한다. ⓒ 김재근

  
석전대제가 종묘대제와 다른 점은 헌관(獻官)이다. 나라에서 제사를 지낼 때 임시로 임명되는 제관으로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지칭한다. 문묘는 분헌관이 추가된다. 위패의 수와 서열 때문에 나온 결과인 듯하다.

초헌관이 5성과 4현에 분향하고 폐백을 올리는 전폐례(奠幣禮)로 시작한다. 첫 번째 술잔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 초헌례(初獻禮), 두 번째인 아헌례(亞獻禮), 세 번째인 종헌례(終獻禮)의 순서로 진행한다. 종헌례 때 분헌관(分獻官)은 공자와 네 신위 외의 위패에 술잔을 올리는 분헌례(分獻禮)를 한다. 제사 음식을 먹는 음복수조례(飮福受胙禮)로 복을 받고, 축문과 폐백을 태우고 땅에 묻는 망예레(望瘞禮)를 행한다.

초헌관은 하성동 화순군의회 의장, 아헌관은 윤영섭 화순초등학교장, 종헌관은 조명순 화순군의회운영위원장, 분헌관은 민경준 화순군재향군인회장, 박연 화순군 동면 번영회장이 맡았다.

친숙하지 않은 용어여서 설명을 보탠다. 인간은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을 잘 만들어 사용하는 부류다. 연도를 표기하는 서기(西紀), 불기(佛紀), 단기(檀紀), 공기(孔紀)도 그렇다. 서기를 기준으로 일정한 수치를 더하면 된다. 각각의 연호가 된다. 불기는 544, 단기는 2333, 공기는 551이다.

서기는 예수가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한다. 탄생 이전을 BC로, 탄생 이후를 AD로 구분한다. 불기는 석가모니가 죽은 해를 기원으로 한다. 불멸기원(佛滅紀元)을 줄인 말이다. 부처님오신날 만날 수 있다. 단기는 단군이 개국하여 왕위에 오른 해가 기준이다. 자유당 정권 때 잠깐이지만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개천절 행사 때 사용한다.

이 글의 주인공 '공기'다. 공자가 태어난 해를 기원으로 한다. 공자는 BC 551년 2월에 태어나서 BC 479년 8월에 죽었다. 석전대제가 2월과 8월에 거행되는 이유다. 이 연호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는 없지만, 공자를 숭모하는 유교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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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인 정현중 제사를 거행하면서 예의(禮儀) 절차대로 도와 인도하는 사람이다. 화순향교유도회청년회장을 맡고 있다. ⓒ 김재근

  
제사를 거행하면서 예의(禮儀) 절차대로 도와 인도하는 사람을 찬인(贊引)이라고 한다. 정현중 화순향교유도회청년회장이 봉사하였다. 바쁜 와중에도 친절한 안내해 주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감사 인사를 전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화순매일신문에도 실립니다. 네이버 블로그(cumpanis, 쿰파니스) <맛담멋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화순향교 #석전대제 #성균관 #쿰파니스 #화순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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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파니스'는 함께 빵을 먹는다는 라틴어로 '반려(companion)'의 어원이다. 네이버 블로그(cumpanis) <쿰파니스 맛담멋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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